아파트 뛰어넘는 고분양가에도 '아파텔' 완판 행진… 왜?

입력 2021-11-0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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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분양가 전용 84㎡형 15억 원↑
아파트 뛰어넘는 분양가에도 오피스텔 완판 행진
100% 추첨제에 대출 70%까지 가능…전매 제한도 없어
'청약 난민' 차선책으로 오피스텔 선택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아파트 청약 경쟁에서 밀린 ‘청약 난민’들이 주거형 오피스텔로 몰려들고 있다. 청약 점수가 낮은 젊은 무주택자로선 청약 가점제를 적용하는 아파트보다 100% 추첨제로 당첨자를 가리는 오피스텔에 더 구미가 당기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대출 규제도 까다롭지 않고 전매 제한도 없어 자금 부담이 덜한 것도 매력이다. 오피스텔 인기가 치솟자 분양가가 아파트보다 더 비싼 단지도 생겨나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 뺨치는 주거용 오피스텔 분양가…비싸도 ‘완판’

업계에 따르면 이달 3일 청약을 받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AK푸르지오 오피스텔 전용면적 78㎡형 분양가는 9억7690만~9억8610만 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9월 서울 강동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 전용 84㎡형 분양가(최고 8억607만 원)와 비교하면 더 작은 면적인데도 약 1억7000만 원 더 비싼 셈이다.

그런데도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에선 신길AK푸르지오 청약에 적지 않은 수요가 몰려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길동 C공인중개 관계자는 “주변 시세를 고려해 10억~11억 원 사이로 분양가가 정해질 줄 알았다”며 “예상보다 싸게 나와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했다. 신길AK푸르지오 오피스텔 주변 아파트 시세는 12억 원이 넘는다. 지난해 입주한 신길동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전용 59㎡형은 최고 13억8000만 원을 호가한다.

분양가가 15억 원을 넘어선 오피스텔도 등장했다. 2일 청약 접수를 시작한 경기 과천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전용 84㎡형 분양가는 15억~16억원 선이다. 가장 비싼 펜트하우스는 분양가가 22억 원에 달한다. 연말 입주를 앞둔 '과천 자이' 아파트 전용 84㎡형 분양권 매도 호가가 23억 원인 것과 비교하면 아파트가 오히려 저렴해 보일 정도다.

청약 당첨확률 낮은 젊은 ‘청약 난민’, 오피스텔 차선책으로
"분양가 너무 비싸 신중한 접근을"

고분양가 논란에도 오피스텔 청약 수요가 끊이지 않는 것은 아파트보다 진입 문턱이 낮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청약 당첨자는 현재 가점제로 입주자를 뽑는 아파트와 달리 100% 추첨으로 선정한다. 또 대출도 집값의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다. 100실 미만 소규모 단지에는 전매 제한도 없어 분양권 상태에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청약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22일 인천 서구에서 분양한 '연희공원 푸르지오 라끌레르'는 모든 평형에서 조기 분양 마감했다. 전용 74㎡형은 분양가가 5억 원 선이었지만 총 537실 모집에 1만600명이 몰려 평균 2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6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청약 접수를 받은 '동탄역 디에르트 퍼스티지'는 최고 경쟁률이 82.9대 1에 달했다.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 영향으로 서울과 수도권 내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서 아파트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도 오피스텔 인기 상승에 영향을 줬다. 최근 분양한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에는 청약 접수에만 13만 명 이상이 몰렸다. 최저 당첨 가점은 66점으로 4인 가족 이상만 얻을 수 있는 점수다. 젊은 신혼부부나 1인 가구 가점은 20~30점대로, 청약을 통해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오피스텔로 발길을 돌리는 젊은 층 무주택자가 늘면서 최근 오피스텔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수도권 오피스텔 매매가격 상승률은 0.51%로 8월(0.4%)보다 0.11%포인트(p) 더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은 8월 1.79%에서 9월 1.57%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요즘 선보이는 오피스텔의 분양가는 말도 안 되게 비싼 수준”이라며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시세 차익 규모가 크지 않고 환금성도 떨어지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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