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4년 동안 5배 늘었다…인건비 줄이고 신기술 도입

입력 2021-11-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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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시장도 연 61.5% 성장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가 익숙해지면서 ‘사람 없는’ 점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인점포의 가장 큰 강점은 인건비 절감이다. 점원을 대신해 무인 주문 단말기(키오스크) 등 기계가 거래를 대신하는 만큼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자영업자ㆍ소상공인에겐 무인점포로 전환하는 것이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31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자영업자 수는 552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6000명(0.5%)가량 감소했다. 이중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사장님’ 수는 424만4000명으로 3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은 소상공인ㆍ자영업자가 인건비 등 고정지출을 줄이는 영향으로 봤다.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직원 없어도 ‘나 홀로’ 운영 편리…인건비 부담 없어

현장 반응도 비슷하다. 서울시 강동구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를 운영하는 A 씨는 “직원을 두지 않고 사장인 내가 나와서 봐도 된다”며 “가족이 도와주는 경우는 있어도 직원을 쓴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인건비를 들이지 않고 운영 부담도 적어 무인 형태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무인점포 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올해 4000곳가량으로 추산된다. 지난해(3600곳) 대비 400곳 늘었고, 2017년(880곳)과 비교하면 5배가량 증가했다.

키오스크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국내 키오스크 도입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20억 원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5년 20억 원 수준에서 2018년 100억 원대로 올라선 데 이어 2019년 150억 원을 돌파하는 등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연평균 성장률로는 61.5%에 달한다.

‘하이브리드’ 매장도 등장…정부 지원도 ‘빵빵’

분야도 다양하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무인 코인세탁소나 아이스크림 할인점뿐만 아니라 카페, 편의점, 밀키트 전문점, 옷가게 등 다양한 규모와 업종에서 무인점포로의 전환에 속속 나서고 있다. 은행도 최근 키오스크와 인공지능(AI) 은행원을 도입하며 무인점포 ‘실험’에 나섰다.

편의점 업계는 이용 고객이 많은 낮에는 직원이 근무하되, 밤에는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도 도입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에서 전국에 총 1300여 개의 하이브리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도 무인점포 도입에 적극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사업 중 하나인 ‘스마트상점’ 사업을 통해 소상공인ㆍ자영업자의 무인점포 전환을 돕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한 ‘스마트슈퍼 육성사업’을 통해 동네 슈퍼가 무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총 다섯 곳의 점포가 현재 지원사업을 통해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스마트상점 전체에 투입하는 예산도 올해 기준 220억 원에 달한다.

신기술 확대…‘위드코로나’에도 버틸까

도입률이 높아지는 데다 정부까지 지원에 나서면서 무인점포 관련 기술도 속속 확대하는 모양새다. 로봇이 제조를 대신하고 첨단 보안기술이 도난을 막는 방식이다.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 합작도 이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안기술을 활용해 민간과 협력한 ‘안심스마트점포’를 개점했다. 가게 출입부터 동선 파악, 결제까지 고객의 모든 구매 과정을 점포 내 설치된 융합 보안 사물인터넷(IoT) 기기, 지능형 CCTV 등으로 파악하고 보안성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안심스마트점포에서는 들어갈 때 카드단말기를 통해 인증정보 유효성을 검증하고 CCTV가 ‘따라 들어가기’ 등 부정 입장을 막는다. 또한 CCTV를 통해 동선을 추적하고, 이상 행위 등 긴급상황도 감지한다.

다만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시작되면서 점포를 방문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무인점포가 전과 같은 확장세를 이어갈지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한 키오스크 업계 관계자는 “무인점포는 많은 사람이 몰리는 때에 보안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며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업계 동향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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