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에 빠진 페이스북, 사명도 '메타'로 변경

입력 2021-10-29 14:07수정 2021-10-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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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넘어 메타버스로 사업영역 전환·확대 의미 담겨
저커버그 “문제가 있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
주식 코드명도 12월부터는 FB→ㅡMVRS로 변경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페이스북 본사 앞에 회사의 새로운 로고가 새겨진 간판 앞에서 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멘로파크/AP뉴시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공식 사명을 '메타 플랫폼(이하 메타)'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창업자 저커버그가 2004년 하버드대학 재학 중 페이스북이란 서비스를 시작한 지 17년 만에 사명을 변경하는 것이다.

새로운 사명에는 본업이었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메타버스라는 디지털 영역으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명과 함께 회사의 로고도 바뀐다. 다만 소셜미디어 서비스에서 페이스북 이름은 그대로 유지된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시간이 지나면서) 데크스톱에서 웹과 전화로, 텍스트에서 사진과 영상으로 (흐름이) 옮겨 갔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면서 "우리는 메타버스가 모바일 인터넷을 잇는 대세가 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우리 회사가 메타버스 회사로 인식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 저커버그는 올해 7월에도 소셜미디어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전환을 예고했었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조합해 가상공간에서 교류하거나 놀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사명을 '메타'로 변경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소살리토/AP뉴시스

이번 사명 변경은 최근 회사를 둘러싼 비난이 거세진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소셜미디어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쇄신해 메타버스 성장 모델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페이스북은 지난 17년간 사진 공유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2012년), 메시징앱인 왓츠앱(2014년) 등을 인수하며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로 발돋움했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개인 사용 이력을 토대로 취미와 취향을 파악해 맞춤 광고를 집행을 하면서 고속 성장을 유지했다. 온라인 광고 매출은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에 이어 2위다.

하지만 개인정보에 의존하는 사업모델은 오래 전부터 비판의 대상이 돼왔으며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의 여러 부작용을 알면서도 회사가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내부고발자의 폭로가 나오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거센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저커버그 CEO는 이날 "지금 미래에 집중할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문제가 있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기업으로 완전히 전환해 수익을 내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메타버스 분야에서 결실을 보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장기 투자자는 메타버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페이스북의 비전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어야 주식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커버그 CEO 역시 "메타버스를 위한 기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회사명이 바뀌면서 주식 시장의 코드명(티커)도 기존 'FB'에서 'MVRS'로 바뀐다. 바뀐 코드명은 12월 1일부터 적용된다. 사명 변경과 함께 4분기부터는 실적 공시도 소셜미디어 등 기존 사업과 메타버스 사업을 포함한 '페이스북 리얼리티랩' 등 크게 두 개로 나눠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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