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축소되고 수능서 ‘경제’ 빠지나…교육과정 개편 진통

입력 2021-10-2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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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교육부와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회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서 정종철 교육부 차관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교육부)

차기 교육 과정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2022 개정교육과정 총론의 뼈대가 다음 달 공개되는 가운데 현재 중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자유학기제’를 개정안에서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고등학교 사회 일반선택과목에서 ‘경제’가 제외될 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교과 교육과정이 축소되는 것을 두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자유학년제 축소·모든 선택과목 성취도로 평가"

24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회는 22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자유학기제 운영을 축소하자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학교 1학년 1~2학기에 실시되는 자유학기제는 시험을 치르지 않고 170시간 이상 진로 탐색 시간을 갖는 제도다.

이승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과정연구실장은 “자유학기 운영 시기를 1학년 1학기 또는 1학년 2학기로 학기 단위로 바꾸고 운영 시수를 현 170시간에서 학기당 102시간으로 축소하자”고 제안했다.

이 실장은 또 2025년에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를 대비해 중학교 3학년에 진로연계교육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이 실장은 "3학년 2학기에 진로 탐색 및 진학 준비를 위해 진로연계학기를 편성·운영하되, 구체적인 적용 기간은 지역 및 학교에서 결정하는 안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교학점제 시행 시 모든 선택과목에 석차가 아니라 성취도를 매기는 성취평가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홍원표 연세대 교수는 '2022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 개선 연구'에서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 시행과 함께 성취평가제 적용 범위를 진로선택과목에서 전체 선택과목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2025학년도 고교 입학생부터 모든 선택과목에 대해 A, B, C 등으로 성취도를 부여하는 성취평가제를 적용하고 공통과목만 현행 석차 등급제를 유지하자고 했다.

수능서 경제·정치 빠지나

이번 공청회에서 연구진은 통합사회 일반선택 과목을 기존 9개 과목에서 4개 과목으로 축소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행 통합사회 일반선택 과목은 한국지리, 세계지리, 세계사, 동아시아사, 경제, 정치와 법,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등 9개인데 세계시민과 지리, 세계사, 사회와 문화, 현대사회와 윤리(생활과 윤리) 등 4개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경제, 정치와 법 과목은 일반선택에서 진로선택으로 옮겨진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 과목을 일반선택으로 한정한 현행 입시 체제대로라면 경제, 정치 과목은 수능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홍 교수는 "선택과목 숫자가 너무 많으면 다과목 지도에 따라서 부실하게 운영될 수도 있다"며 "소인수 과목이 남발돼 전반적으로 교육과정이 부실하게 운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교육의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경모 경상국립대 교수(한국경제교육학회장)는 “개정 교육과정의 개편방안은 학생들을 위한 방안이 아니라 숫자 맞추기에 불과하다”며 “다양한 학문적 배경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맞추기 위해 사회의 일반선택과목을 4개로 제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교 교육과정에서 민주시민교육과 경제교육이 필수 교육 내용이 아닌 소수의 학생만 배우는 내용으로 축소되고, 해당 진로를 탐색하는 학생들조차 정보가 부족해 경제와 정치, 법 과목을 제대로 듣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나온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교육부와 개정추진위원회는 11월 중 총론 주요사항(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새 교육과정은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최종 확정된다. 학교 현장에는 2024~2025년 연차적으로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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