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생태계 바꾼 구광모, 고용·투자 등 선순환 고리 박차

입력 2021-10-21 14:58수정 2021-10-2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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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연구원 설립 등 투자 및 인재 육성 박차
LG커넥트·소셜캠퍼스 통해 스타트업 창업자 적극 지원

▲21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청년희망ON 간담회 행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왼쪽)과 구광모 LG 대표(오른쪽)가 인사하고 있다.(가운데는 LG사이언스파크 박일평 사장) (사진제공=LG그룹)
취임 4년 차의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고용과 투자,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한 선순환고리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용주의를 기반으로 한 ‘선택과 집중’으로 구광모식 경영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구 회장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젊은 인재 육성을 통해 LG그룹의 지속 가능 경영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21일 김부겸 국무총리와 청년희망ON 간담회에서 만나 3년간 3만 명의 직접 채용을 포함해 3만 9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것도 취임 후 구광모 회장 행보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일자리 창출과 스타트업 육성이 우리나라 경제 활성화를 이끌고, 이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키운다는 선순환 전략이다.

이날 구광모 회장은 "저는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업의 가장 중요한 소임은 일자리 창출이라고 생각한다"며 "미래 첨단 분야에 앞서서 투자하고 이를 통해 좋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나감으로써 기업의 역할을 다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뿐만 아니고 학계나 중소기업, 협력업체, 그리고 청년 스타트업이 함께 참여하는 산업생태계를 육성해서 함께 성장해 나가면서 일자리를 더해가는 이런 선순환 구조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취임 후 구광모 회장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분야 인재 육성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LG AI연구원(LG AI Research)’이다. 지난해 12월 LG는 그룹 차원의 AI 원천기술 확보와 AI 난제 해결을 위해 전담조직인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LG AI연구원은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16개 계열사가 참여해 LG경영개발원 산하에 두고, 3년간 글로벌 인재 확보, AI 연구개발 등에 2000억여 원을 투자한다.

LG AI연구원은 AI 분야의 중량급 우수 인재를 영입하며 핵심연구인력 규모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또 LG AI연구원 주도로 계열사 사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2023년까지 그룹 내 1000명의 AI 전문가를 육성하는 역할도 한다.

▲LG가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으로 유망 청년 스타트업 발굴해 지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 'LG 커넥트'를 개최한다. (사진제공=LG)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처음 시작된 ‘LG 커넥트’는 유망 청년 창업가를 발굴해 지원하는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행사다. 유망 스타트업 기술을 전시하고 스타트업에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사와의 연결 기회를 제공한다.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중시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관심을 기울이는 행사로 알려졌다. 올해는 처음 메타버스(Metaverse·가상과 현실세계) 플랫폼 ‘게더타운’을 통해 행사를 열었다.

스타트업 지원도 늘렸다. 작년엔 행사 참여 50여 개 스타트업 가운데 우수 기업 3개를 선정해 총 6000만 원의 기술 개발 지원금을 줬다. 올해에는 개발 지원금을 주는 우수 기업을 10여 개로 늘리고 지원금 규모도 확대한다.

LG는 ‘소셜캠퍼스’를 통한 사회적 경제 인재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 소셜캠퍼스는 LG가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성장, 공간 등을 지원하는 원스톱 맞춤형 프로그램이다.

혁신적 기술이나 사업 방식을 갖고 있지만, 자금과 경영 노하우 등이 부족한 사회적 기업을 돕기 위해 2011년 2월 LG전자와 LG화학이 공동 운영을 시작했다.

▲친환경 브랜드 온라인 플랫폼 ‘모상점’ 운영하는 ‘임팩토리얼’ 팝업스토어. LG 소셜캠퍼스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 (사진제공=LG그룹)

10년째 운영 중인 ‘LG 소셜캠퍼스’의 지원을 받은 사회적 기업의 생존율은 무려 95%가 넘는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적 기업이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70% 수준이다. LG의 지원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자립에 성공한 기업이 평균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벤처·스타트업 업계에선 LG소셜캠퍼스가 올해는 지원을 거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LG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지원을 약속했다.

이런 결정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미국 스타트업 근무 경험이 있는 구 회장은 취임 후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다양한 중소 벤처·스타트업 발굴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최근에는 배터리·자동차·AI 등 다양한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 내 채용계약학과 운영 계획도 발표했다.

가장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이 고려대, 연세대와 손잡고 배터리 분야 인력 양성을 위한 학과를 대학원에 만들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특정 대학과 계약학과를 설립해 인재 모집에 나선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은 취임 후 사업 재편, 신사업 투자 못지않게 스타트업 육성과 인재 양성에 특히 관심이 많았다"며 "이번 정부와 함께 내놓은 일자리 창출 계획에서 구 회장의 과감한 면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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