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우주로] 2조 들인 한국형발사체, 뉴 스페이스 시대로

입력 2021-10-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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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까지 새 세상을 개척한다,’

내일(21일) 오후 발사되는 누리호는 2009년 개발에 착수해 12년간 약 2조 원이 투입됐다. 러시아와 공동 개발했던 나로호와 달리 순수 국내 기술로만 개발된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된다면 한국 우주항공 기술 발전을 넘어 국내에도 ‘뉴 스페이스’(민간 주도 우주 개발) 시대에 첫 발을 내딛는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내기업 300여 곳 참여한 누리호, ‘뉴 스페이스’ 전환 교두보

누리호는 개발과정에서부터 국내 우주 산업을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넘겨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총 길이 47.2m의 3단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과 부품 조립, 발사대 설치까지 총 300여 곳의 국내기업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합작했다.

누리호 부품 조립 총괄은 한국항공우주사업(KAI)가 맡았다. KAI는 1단 추진제 탱크를 제작했다. 엔진 총조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총 6기의 액체 로켓 엔진을 납품하며, 누리호 터보펌프, 밸브류 제작과 액체엔진 체계조립도 담당했다. 그밖에도 스페이스솔루션, 비츠로넥스텍, 에으엔에이치, 네오스펙, 삼양화학, 하이록코리아 등도 함께했다.

누리호가 설치될 제2 발사대는 현대중공업 총괄 하에 제넥, 한양이엔지, 건창산기, 영만종합건설, 대선이엔씨, 유한티유 등 6개 기업이 협업해 구축했다. 2016년부터 제작된 발사대는 지난 3월 완성됐다. 4년 6개월만이다. 현대차 계열 방산업체인 현대로템은 누리호 연소 시험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이노컴, 에스앤케이항공, 한국화이바 등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들이 누리호 제작에 참여했다. 수많은 국내기업이 참여해 개발·제작됐기에 이번 누리호 발사는 국내기업들의 우주 기술력을 검증하는 자리기도 하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뉴 스페이스는 ‘미래 먹거리’... 2040년 세계 우주 산업 시장 1180조 전망

민간 주도 우주 개발은 미래 주요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테슬라 테크노킹(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블루오리진은 이미 자체 개발 로켓 등을 통해 수 차례 우주비행을 성공시켰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우주 산업 시장은 2차 효과까지 포함해 2040년 1조 달러(약 1176조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세계 투자 업계는 우주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컨설팅 회사 스페이스 앤 테크놀로지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310여 개의 우주 스타트업이 약 280억 달러(약 32조 원)가량의 민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도 우주 탐사 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나 기술 수준은 아직 저조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민간 우주산업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일본(7억8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인 4억 달러(약 4700억 원)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대거 참여한 누리호 발사 성공은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안형준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정책연구2팀장은 “21일과 이후 계획된 5번의 추가 발사를 계기로 다양한 참여 기업들이 우주 사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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