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월 별세 소식에 냉랭한 반응 “신의 심판 받을 것”

입력 2021-10-1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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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의 유엔 안보리 연설, 이라크전쟁 도화선 돼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AP뉴시스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김염증(코로나19)으로 향년 84세에 별세한 가운데 이라크 내부에서는 고인에 대한 비판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라크는 파월의 연설이 도화선이 돼 2003년 미국의 침공을 받았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라크 언론이나 정가에서는 대체로 침묵이 이어졌지만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고인이 된 파월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한 이라크 주민은 파월 전 장관이 이라크전 직전 유엔에서 한 연설로 미국이 자국을 침공할 근거 없는 이유를 제시했다면서 "전쟁으로 사촌을 잃었고, 가족들은 3년간 난민촌을 전전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한 이라크 주민은 "파월은 거짓말을 했고, 우리는 끝없는 전쟁에 갇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라크 한 언론인은 트위터를 통해 "나는 파월 전 장관이 이라크에서 저지른 범죄로 재판을 받지 않고 사망한 것에 대해 슬프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신의 심판이 그를 기다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파월 전 장관은 2003년 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 은닉하고 있으며 사담 후세인 정권이 알카에다와 연루돼 있다며 침공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당시 미국은 안보리 승인을 얻지 못했으나 한 달 뒤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다. 하지만 전쟁의 명분이었던 WMD는 발견되지 않았고, 대신 대규모 사상자를 비롯해 종파갈등, 경제침체 등 이라크에 대대적인 후유증을 안겼다고 AP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파월 전 장관도 2011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침공의 도화선이 됐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면서 "평생 내 이력에 오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2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이라크 전쟁으로 후세인 정권이 축출됐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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