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부산 서ㆍ동구)에 따르면 서산수협 직원 A 씨는 거래처에 입금해야 할 어업용 기자재 및 면세유류 결제대금을 지급결의서 위조 및 직인 도용 등을 통해 30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했다. 수협은 무려 3년간 121회에 걸쳐 돈이 빠져나갔는데도 올해 1월이 돼서야 문제를 인식했다.
이 직원은 횡령한 돈으로 리니지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 내에서 특정 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확률상 10억 원이 넘게 든다.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 게시된 글들을 보면 이 직원은 해당 카드를 10개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이 직원이 횡령한 돈으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변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횡령 당사자 가족 측에서 10억 원 정도를 일부 갚았지만 아직도 20억 원가량이 미변제된 채 남아있는 상황이다.
수협 측에서는 게임 계정을 매매하면 4억 원가량 회수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나머지 16억 원에 대한 변제금 회수 가능성은 미지수다. 특히 게임 캐릭터는 본인 외 처분이 불가능하며 구속 중인 상황에서 팔 수도 없고 형을 마치고 판단하더라도 계정의 가치가 유지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또 지난해 경주수협에서 예금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7년(2013~2020년) 동안 총 153회에 걸쳐 35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해서 논란이 됐지만, 사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수협조합의 인사규정 상 신용 또는 상호금융 업무 취급을 하는 직원들의 경우 3년 이내에 전보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한 지점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의 수가 145명, 5년 이상 근무자도 19명이었다.
안병길 의원은 “횡령사고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매년 ‘취약업무를 개선하겠다’, ‘유류구매시스템 개선하겠다’, ‘내부통제 강화하겠다 상시감사 이행평가 하겠다’며 녹음기처럼 반복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