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서 4000명 규모 ‘비트코인 법정통화 반대’ 시위

입력 2021-10-1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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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연임 위한 대법관 무더기 해임 논란
부켈레 대통령 “시위는 실패” 일축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수천명의 시위자들이 거리로 나와 행진하고 있다. 산살바도르/AP뉴시스

중남미 엘살바도르에서 17일(현지시간) 가상자산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채택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산살바도르에서는 4000명가량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정책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에서부터 대법관 무더기 해임에 이르기까지 최근 부켈레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들을 규탄했다.

'비트코인 거부'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하던 시위대는 중앙광장 인근에서 "엘살바도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독재자를 제거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광장 한쪽에서는 부켈레 대통령 모습의 인형을 불태우기도 했다.

앞서 지난 9월 엘살바도르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했다. 그러나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7명이 비트코인 통용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개로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5월 자신의 연임 도전 가능성을 열어 놓기 위해 여당이 장악한 의회를 통해 야권 성향의 대법관들을 해임하기도 했다. 부켈레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에 인권단체는 물론 미국 정부도 위헌이라며 비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을 '독재자'라고 칭하는 농담 섞인 트윗을 올려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는 이날도 트위터에 자신을 반대하는 시위를 "실패"라고 일축하며 "더는 아무도 그들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시위대도 알고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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