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연금 돌려달라" 유족에 소송 낸 軍…법원 "신뢰보호 원칙 위배"

입력 2021-10-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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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뉴시스)

퇴역연금 환수 처분에 불복해 군 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낸 유족이 승소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한원교 부장판사)는 별세한 퇴역 군인 A 씨의 배우자와 자녀가 "이미 지급한 군인연금을 환수하는 처분을 취소하라"며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1957년 소위로 임관했던 A 씨는 1973년 전역했지만 2016년 12월 자신의 전역명령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당시 '윤필용 내란음모 사건'으로 군단 보안부대에 감금된 상태에서 전역지원서가 작성됐다는 이유에서다.

'윤필용 사건'은 1973년 당시 윤필용 수도경비사령관(소장)이 술자리에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노쇠했으니 형님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가 쿠데타설(說)로 번진 일이다.

이듬해 법원은 "의사 결정의 자유가 박탈될 정도의 강박 상태에서 이뤄졌다"며 전역 명령을 취소했고, 이 판결은 확정됐다.

국방부는 2017년 11월 A 씨의 '1973년 전역 명령'을 무효로 하며 '1981년 전역'을 새로 명령했다. 이후 A 씨의 복무기간을 26년 5월로 계산해 퇴역연금 15억6500여만 원을 지급했다. 원금 약 7억 원과 이자 8억6400여만 원이다.

그러나 국군재정관리단은 A 씨가 2019년 별세한 사실을 모르고 유족들에게 '이자가 법령상 지급 규정이 없어 착오 지급됐다'는 이유로 퇴역 연금에 대한 환수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급여를 받은 사람이 사망했더라도 상속인들에게서 급여를 환수하는 처분을 할 수 없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피고(국군재정관리단)의 환수 처분은 신뢰 보호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 사망 후 배우자는 한정승인, 자녀는 상속 포기를 한 점에 비춰보면 망인은 사망 전에 퇴직연금 전액을 적법하게 받을 권한이 있다고 믿고 대부분 소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자를 환수하는 것은 원고들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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