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악몽, 이제 시작” IMF서 애플·무디스까지 우려 한 목소리

입력 2021-10-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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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세계 경제 전망 하향 이유로 공급망 혼란 꼽아
무디스 "공급망 혼란, 개선되기 전에 더 악화할 것" 경고
애플은 아이폰13 감산 검토...나이키는 판매 감소 예고
미국 구인난 심각해...공급망 문제 장기화 우려

▲컨테이너선들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항구 정박을 위해 인근 바다에 닻을 내리고 대기하고 있다. LA/AP뉴시스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물가 상승 압박과 경기 회복 둔화 악순환의 핵심이 되고 있다. 전문가 집단에서부터 여러 업종 기업들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경고와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의 공급망 혼란과 개발도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악화가 맞물려 경제성장 회복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9%로 0.1%포인트 낮췄다. 특히 미국에 대해서는 공급망 혼란의 직격탄을 이유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무려 1%포인트나 낮춰잡은 6%로 제시했다. 이는 주요 7개국(G7) 중 가장 큰 조정폭이다. 골드만삭스도 전날 비슷한 이유로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7%에서 5.6%로 소폭 낮췄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공급망 혼란에 대한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LOL서프라이즈’ 인형으로 유명한 완구업체 MGM엔터테인먼트는 크리스마스 연말 대목을 앞두고 공급망 문제로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과 유럽으로 가져오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완구 업계는 일반적으로 크리스마스 쇼핑 대목을 18개월 전부터 준비하는데, 최근 공급망 혼란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현지 제품 생산에서부터 재고 보관과 수송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까스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여와도 물류업계에 퍼진 트럭 운전사·창고 직원 구인난으로 항구 화물 처리가 지연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급망 혼란에는 대기업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주력제품이자 올해 신작인 아이폰13의 목표 생산량을 1000만 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당초 올해 연말까지 아이폰13을 9000만 대 정도 만들 예정이었으나 반도체를 공급하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브로드컴이 생산물량을 맞추지 못해 아이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기업 서스퀘나파이낸셜에 따르면 반도체 발주에서 납품까지 걸리는 리드타임은 지난달 평균 21.7주를 기록하며, 9개월 연속 증가했다. 애플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는 운송과 생산 차질로 분기 판매 감소를 예고했고,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더 드라마틱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러한 공급망 병목 현상이 여러 요인과 얽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보고서를 내고 “공급망 혼란이 개선되기 전에 더 악화할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 회복이 힘을 받을수록 곳곳에서 발생하는 공급망 혼란이 이를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일손 부족 문제가 공급망 혼란을 장기화하는 요소로 떠올랐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에는 자발적 퇴직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퇴직자 수는 약 43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구인 건수는 1044만 개였다. 이는 7월 최고기록인 1110만 개에서 약간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CNBC는 노동자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육아 문제에 직면한 것은 물론 더 나은 직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퇴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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