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도체 업계에도 4조2교대 상륙...SK실트론, 업계 최초 도입 확정

입력 2021-10-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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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 4조2교대 근무 전환 사실상 확정
반도체 업계 최초로 4조2교대 정식 도입
5월 파일럿 프로그램 시행 후 최근 직원 대상 투표 진행
직원 과반수가 4조2교대 근무 체제 찬성

▲SK실트론 웨이퍼 제품 (사진제공=SK실트론)

올해 상반기 4조2교대 근무 체제를 시범 시행했던 SK실트론이 근무 체제를 정식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가치를 중요시하는 생산직 직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근로 의욕을 고취하려는 의도다.

5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SK실트론은 국내 생산직 직원 근무 체계를 기존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전환하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원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경북 구미공장이 대상이다. 현재 근무 형태 전환을 위한 일정 조정, 조 편성 변경 등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조2교대 시범시행 논의는 사내 익명게시판인 ‘행복아젠다’에서 시작됐다. 이 게시판에 4조2교대 전환을 건의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회사 측은 파일럿 프로그램 마련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5월부터 4조2교대 시범시행(파일럿) 체제를 두 달간 시행했고, 7월 기존 근무체제였던 4조3교대로 복귀했다.

이어 지난달 추석 연휴 전후로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근무 형태 전환을 안건으로 한 내부 투표가 진행됐다. 이 투표에서 직원 과반수가 4조2교대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SK실트론 관계자는 “직원 투표 결과에서 선호도가 높은 근무 형태를 시행하겠다는 게 회사 입장”이라며 “직원들이 원하는 만큼, (4조2교대 근무 형태를) 시행하는 것으로 내부적 의사결정이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근무체제 전환이 기정사실화된 것이다.

현재 4조2교대를 도입한 기업에서 시범시행 이후 제도 확정까지 1년 넘는 시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단기간에 의사 결정이 완료된 셈이다. 그만큼 4조2교대 근무에 대한 직원 선호도가 높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식시행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새로운 근무 형태에 적합하면서도, 전 직원이 동의하는 일정과 조 편성을 짜기 위한 시간이 필요해서다. 업계에선 이르면 11월 일부 생산라인에선 4조2교대 근무가 시작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4조2교대는 근무조를 4개로 나눠 2개 조는 주간과 야간 각각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휴무하는 방식이다. 기존 방식인 4조3교대와 비교하면 하루 근무시간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나지만, 동시에 휴무일도 80일 이상 늘어난다.

그러면서도 연간으로 따지면 총 근무시간은 같다. 보충 인원 필요 없이 출·퇴근 일수를 줄일 수 있어 근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몰아 쉬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점에서 여행, 여가를 즐기고자 하는 젊은 직원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최근 몇 년 새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4조2교대 근무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정유업계에선 지난해 말 에쓰오일이 업계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고, 그다음으로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에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또 다른 SK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노사도 올해 7월부터 4조 2교대 전환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의 경우 SK실트론을 제외하고 아직 4조2교대를 채택한 곳은 없다. SK실트론에서 4조2교대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다른 반도체 업체는 물론, 업계 전반적인 근무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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