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물리ㆍ디지털 영역의 융합...크리에이터에게 경제권 맡겨야"

입력 2021-10-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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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흐라니안 파운데이션 CEO 인터뷰...“메타버스, 데이터로 이익 얻는 지금의 인터넷과 달라” 기업들엔 “창의적인 제작자 믿고 맡겨라” 조언도

메타버스와 함께 대체 불가능 토큰(NFT)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에는 현실과 가상의 공간이 분리된 채 인식됐다면, 이젠 두 공간을 넘나드는 시대가 왔다. 사람들은 집에 머물면서도 메타버스 공간에서 수업을 듣고 회의에 참석한다. 의류 브랜드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연예인을 섭외해 신제품 쇼케이스를 열고, 화가는 고객들이 메타버스 공간에 걸어 둘 만한 작품을 NFT를 통해 판매한다.

이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거래 플랫폼이 ‘파운데이션(FOUNDATION)’이다. 올해 2월 서비스를 시작한 파운데이션은 예술가와 창작자, 컬렉터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들이 메타버스에서 사용할 물건들을 자유롭게 거래하도록 한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거래를 주선하는 파운데이션은 최근 누적 매출액 1억 달러(약 1178억 원)를 달성하며 시장성을 알렸다.

▲ 파운데이션의 케이본 테흐라니안 최고경영자(CEO)

이투데이는 파운데이션의 케이본 테흐라니안 최고경영자(CEO)에게 메타버스와 NFT의 미래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테흐라니안 CEO는 “메타버스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라며 “데이터로부터 이익을 얻는 독점적인 앱이나 플랫폼에 의해 제어되는 지금의 인터넷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는 국내 기업들엔 “창의적인 제작자들로부터 경제권을 뺏지 말고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맡기라”고 조언했고 “웹 3.0을 통해 오픈 소스와 분산형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NFT는 가상자산을 단순한 금융 수단을 넘어 문화로 만들었다. 최근 블록체인을 예술가와 제작자의 경험에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며 “NFT는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고 메타버스를 구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테흐라니안 CEO와의 일문일답이다.

Q.메타버스와 NFT에 대한 전 세계적 인기가 굉장하다. 그중에서도 파운데이션은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관련 산업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그리고 파운데이션의 거래량은 얼마나 되는지.

=파운데이션은 최근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플랫폼 총매출액이 1억 달러를 달성한 것인데, 우린 설립 7개월 만에 엄청나게 성장했고 덕분에 수천 명의 창작자를 지원할 수 있었다. 컬렉터들의 영역이 빠르게 확장되는 것 또한 보고 있다. 그런데도 파운데이션의 초점은 순수한 거래적 가치를 넘어 사람 간의 진정한 연결을 구축하고 창작자와 컬렉터 간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데 있다.

Q.최근엔 기업을 넘어 아티스트들과 스포츠 선수들도 메타버스와 NFT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간단히 말하면, 사람들은 NFT를 통해 인터넷에서 물건을 팔 수 있다. 이는 (사이버 보안 등)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인터넷은 우리의 노력을 가치 있게 해준다. 이제 NFT 덕분에 디자이너와 음반 판매자, 시각 예술가, 밈(meme) 제작자,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이익을 낼 수 있게 됐다. 이는 수없이 보여준 창작물에 대한 그들의 가치이며, 그들은 마침내 문화에 기여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Q.NFT 옥션 시장에서 벌어지는 투기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예를 들어, 뮤지션은 자신의 팬을 위해 NFT 앨범을 판매하려 했지만, 투기꾼이 그것을 구매한 후 더 높은 가격에 되파는 방식이다. 자칫 시장을 오염시킬 수 있는 위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2차(리셀링) 시장은 예술가들이 그들의 작품에 대한 로열티로부터 이익을 낼 수 있도록 보장하는 매우 강력한 방법이다. 작품이 가치를 얻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재판매되기 때문이다. 물론 차익 실현을 위해 이 단계를 빠르게 넘기려는 투기꾼들은 언제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파운데이션이 제공하는 스마트 계약서에 포함된 로열티를 통해 예술가의 2차 판매 로열티는 늘 보장된다.

Q.파운데이션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같은 가상자산은 NFT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NFT는 가상자산을 단순한 금융 수단을 넘어 문화로 만들었다. NFT가 탄생하기 전에도 이미 가상자산은 더 나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투명하고 공정하며 개방적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실제로는 금융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고 강력하다. 분산형 금융은 은행이 하던 역할을 가져와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를 암호화한다. 최근엔 이를 예술가와 제작자, 다른 사람들의 경험에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NFT는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메타버스를 형성할 것이다.

Q.최근 한국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사와 IT, 이커머스 등 여러 기업이 메타버스 기술을 기업 경영에 도입하고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메타버스의 매력은 무엇인가. 아울러 메타버스의 장점들에 관해 설명해달라.

=메타버스는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다. 데이터로부터 이익을 얻는 독점적인 앱과 플랫폼에 의해 제어되는 현재의 인터넷과는 다르다. 메타버스는 제3자의 개입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지난 10년간 우리가 물려받은 인터넷은 콘텐츠가 플랫폼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게 했고, 이제 빠르게 메타버스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Q.지금 당장은 메타버스가 유행이지만, 그 인기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결국은 현실에서의 삶이 더 중요하다는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코로나19가 끝나고 사람들이 야외로 나간 이후에도 지금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메타버스에는 디지털과 실생활 사이에 이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메타버스는 단지 코로나19 기간 탄력을 받은 가상 경험이 아닌, 물리적 영역과 디지털 영역의 융합이라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는 일시적인 게 아니다. 지역사회를 온라인으로 확장하고, 그곳에서 가치를 매기고 연결하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다. 어쩌면 그간 온라인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종류의 흥분과 열정을 만들어내고 있다.

Q.메타버스가 앞으로도 계속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메타버스를 개발하는 한국의 기업과 개발자들에게 조언해달라.

=미래를 내다보는 기업이 현재 직면한 문제는 가상 자산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가상자산에 점점 뒤처지는 데 있다. 가상자산은 점점 산업에서 기본 요건이 되고 있다. 웹 3.0이 발전함에 따라 이제 핵심은 웹 2.0의 단점을 피하면서 오픈 소스와 분산형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에 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 중 하나는 여러분이 경제권을 창의적인 제작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맡기고 있는지, 아니면 그들에게서 빼앗고 있는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웹 3.0=컴퓨터가 웹페이지에 담긴 내용을 이해하고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지능형 웹 기술. 1.0은 월드와이드웹(WWW), 2.0은 참여·공유 플랫폼 기반)

Q.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미래에는 모든 종류의 수직적 영역에서 문화적인 창조를 지원하고 싶다. NFT는 모든 산업, 특히 로열티를 전제로 하는 산업에 근본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새로운 모델은 음악, 패션, 출판, 그 밖에 사람들이 작업하는 모든 산업을 확장할 것이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NFT와 메타버스가 가진 잠재력의 99%는 여전히 우리를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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