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60' 만나보니…"전기차도 이렇게 고급스러울 수 있네"

▲GV60 전면부에는 제네시스 최초로 ‘클램쉘(조개껍데기)’ 후드가 사용됐다. 후드와 펜더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패널로 구성해 말끔한 인상을 준다. (유창욱 기자 woogi@)

현대자동차그룹은 ‘아이오닉 5’와 ‘EV6’로 차세대 전기차의 방향성을 보여줬다. 준수한 전동화 성능은 물론이고 전용 전기차라 가능한 실내 공간, 진보한 디자인과 기술까지.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으로 무장한 두 전용 전기차는 국내외 소비자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제네시스도 대열에 합류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생산한 ‘GV60’을 세상에 공개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에 마련된 전시 거점 ‘카페 캠프통’에서 GV60의 실물을 처음 마주했다. GV60은 디자인과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기존 전용 전기차와 차별화에도 성공한 모습이었다.

GV60은 전체적으로 우아함을 유지하며 곳곳에 역동적인 요소를 추가했다. 차체는 눈에 띄는 캐릭터 라인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매끄럽다. 보디는 물론이고 지붕 선도 굴곡 없게 설계돼 쿠페 스타일의 몸체를 완성했다.

▲제네시스 GV60은 엠블럼에도 변화를 줬다. (사진제공=제네시스)

전면부에는 제네시스 최초로 ‘클램쉘(조개껍데기)’ 후드가 사용됐다. 후드와 펜더를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패널로 구성해 말끔한 인상을 준다. 제네시스의 패밀리룩인 ‘쿼드램프(두 줄 램프)’는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고, 램프 아래에 있는 넓어진 그릴은 안정감을 준다.

엠블럼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에 사용하던 엠블럼보다 두께를 80% 가까이 줄여 납작하게 만들었다. 정밀하게 반복되는 패턴도 더했다. 매끄러운 클램쉘 후드와 어우러지며 깔끔한 인상을 완성한다.

측면에는 도어 글라스 상단을 따라 반짝이는 크롬 라인이 이어진다. 제네시스는 이를 ‘볼트 윈도우 라인(DLO)’이라고 이름 붙였다. 도어 글라스를 따라 매끄럽게 이어지다 뒷유리와 만나는 지점에서 ‘Z자’ 형태로 날카롭게 꺾이며 정제된 역동성을 드러낸다.

후면부에도 상징적인 쿼드램프가 자리해 통일감을 준다. 쿠페형 루프 끝에는 고정형 리어 윙 스포일러가 달려 우아함 속에 날렵한 인상을 추가한다.

▲제네시스 GV60 측면에는 도어 글라스 상단을 따라 반짝이는 크롬 라인이 이어진다. 제네시스는 이를 ‘볼트 윈도우 라인(DLO)’라고 이름 붙였다. 도어 글라스를 따라 매끄럽게 이어지다 뒷유리와 만나는 지점에서 ‘Z자’ 형태로 날카롭게 꺾이며 정제된 역동성을 드러낸다. (유창욱 기자 woogi@)

GV60의 길이(전장)는 4515㎜로 아이오닉 5(4635㎜), EV6(4680㎜)보다는 짧다. 그런데도 축거(휠베이스)는 2900㎜로 EV6와 똑같다.

‘여백의 미’라는 철학이 반영된 실내는 전반적으로 ‘원’ 모양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의 버튼, 송풍구, 도어 레버와 사이드미러 조직계까지 모두 원 또는 타원 형태다. 모두 크롬 장식으로 둘러싸여 깔끔하고 통일된 인상을 준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구(球) 형상의 전자 변속기 ‘크리스탈 스피어’다.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는 크리스탈에 무드등이 들어와 은은하게 빛난다. 시동을 걸면 구가 180도 회전해 변속기가 나타난다. 크리스탈이 변속기로 바뀌는 걸 보고 있으면 진정한 미래차에 탑승했다는 생각이 든다.

▲제네시스 GV60의 실내에는 전반적으로 ‘원’ 모양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의 버튼, 송풍구, 도어 레버와 사이드미러 조작계까지 모두 원 또는 타원 형태다. (유창욱 기자 woogi@)

크리스탈 스피어는 보기에 멋있을 뿐 아니라 기능적인 역할도 한다.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 없어 시동이 걸려있는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크리스탈 스피어는 운전 가능 여부를 직관적으로 알려줄 수도 있다. 제네시스는 이를 통해 운전자와 차량이 교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구(球) 형상의 전자 변속기 ‘크리스탈 스피어’.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는 크리스탈에 무드등이 들어와 은은하게 빛난다. 시동을 걸면 구가 180도 회전해 변속기가 나타난다. (사진제공=제네시스)

크리스탈 스피어가 자리한 콘솔은 공중에 떠 있는 모습으로 디자인됐다. 평평한 바닥(플랫 플로어)과 함께 전용 전기차라서 가능한 넓은 실내공간을 선사한다.

제네시스는 GV60에 △페이스 커넥트 △지문 인증 시스템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 △디지털 키 2 등 사람과 차량이 교감할 수 있는 신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전시 거점에서는 이 가운데 페이스 커넥트 기능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제네시스 GV60에 적용된 페이스 커넥트는 차량이 운전자 얼굴을 인식해 키 없이 도어 잠금을 해제하는 기능이다. 차량 B필러에 위치한 카메라 앞에 서서 마스크를 내리면 매끄럽게 잠금이 해제된다. (사진제공=제네시스)

페이스 커넥트는 차량이 운전자 얼굴을 인식해 키 없이 도어 잠금을 해제하는 기능이다. 현장 인스트럭터가 차량 B필러에 위치한 카메라 앞에 서서 마스크를 내리자 매끄럽게 잠금이 해제된다. 운전석 위치와 사이드미러, 인포테인먼트 설정도 인식된 사용자에게 맞게 알아서 조정된다.

처음 설정하려면 스마트키 두 개를 모두 실내에 둬야 등록할 수 있다. 지문까지 등록해놓으면 시동도 키 없이 걸 수 있다. 이제 운전자의 신체만 갖고도 차를 운행할 수 있다. 어색하고 불안할 순 있어도 익숙해지면 편리한 경험이 가능해질 듯하다.

GV60은 스탠다드 후륜/사륜 모델과 사륜구동이 기본 적용된 퍼포먼스 모델까지 총 3가지 모델로 운영된다. 스탠다드 후륜 모델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451㎞에 달한다.

▲센터콘솔은 공중에 떠 있는 모습으로 디자인됐다. 평평한 바닥(플랫 플로어)과 함께 전용 전기차라서 가능한 넓은 실내공간을 선사한다. (유창욱 기자 woogi@)

국내 계약은 6일부터 시작한다.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후륜 5990만 원 △스탠다드 사륜 6459만 원(19인치 기준) △퍼포먼스 6975만 원으로 책정됐다.

제네시스는 2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이곳에서 GV60을 고객에게 선보인다. 이번 특별 전시는 크리스탈 스피어, 자연어 기반 AI 음성인식, 뱅앤올룹슨 사운드 등 GV60의 핵심적인 기능과 사양을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도록 꾸며진다. 참가를 원하는 고객은 제네시스 홈페이지 이벤트 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GV60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차별화한 매력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아이오닉 5는 차세대 전기차의 표본을, EV6는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보여줬다. GV60은 '전기차가 고급스러울 수 있나'라는 의구심을 해소했다. 전용 전기차 시대와 함께 '럭셔리 전기차'의 시대도 활짝 열렸다.

▲제네시스는 2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에 마련된 전시 거점 ‘카페캠프통’에서 GV60을 고객에게 선보인다. (사진제공=제네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