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500억대 이자 지급 불투명...외국 투자자들 행동 나서나

입력 2021-09-29 14:06수정 2021-09-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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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4500만 달러 이자 내야
성징은행 지분 일부 매각했지만, 전액 은행 대출 상환

▲중국 ‘헝다’ 로고가 오성홍기를 배경으로 보인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영문명 에버그란데)이 29일 500억 원대에 달하는 채권 이자 만기를 맞이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헝다는 2024년 만기 도래 달러화 채권 이자 4500만 달러(약 530억 원)를 29일 내야 한다. 시장에서는 회사가 해외 채권과 관련해 이렇다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자를 지급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헝다는 29일 자사가 보유한 국영은행 성징은행 지분 19.93%를 국영기업인 선양성징금융투자그룹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주당 5.70위안으로 총 99억9300만 위안(약 1조8300억 원) 규모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미 매각 대금을 모두 성징은행 대출 자금 상환에 쓴다고 밝힌 상태다. 헝다는 지난주에도 달러화 채권에 대한 8350만 달러 규모 이자를 지급 못 해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를 키웠다.

회사로부터 이자를 받지 못한 해당 달러화 채권은 금리 8.25%로 약 29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해당 채권 투자자들이 원래 가치의 3분의 1 정도만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랙록 등 헝다 달러화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해외 투자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게 됐다. 헝다사태 해결 실마리가 사실상 당국의 개입 여부에 달린 만큼 해외 투자자들은 시나리오별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원리금 상환을 위한 법적 조치에 들어갈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 정부가 헝다사태로 인해 발생한 피해 처리에서 중국 은행 및 역내 투자자 등 자국 우선의 구제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WSJ는 헝다그룹의 역외 채권 보유자들이 중국 본토 법원에서 보유 채권에 대한 권리 주장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헝다그룹의 일부 자회사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나 케이맨 제도 등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역외 투자자들이 이 지역 법원에서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더라도 판결 집행은 결국 중국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 변호사는 WSJ에 "중국 법원이 국외 법원의 판결을 인정하도록 의무화하는 조약이 없다"면서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희망적인 관측도 나온다. 홍콩에 있는 로펌 허버트스미스프리힐스의 파트너 변호사인 알렉산더 에이트켄은 "해외 채권 보유자들은 우선순위가 낮지만, 여전히 고려 대상에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자국 민간 기업이 글로벌 자본시장에 아예 접근할 수 없게 되거나, 제한받는 결과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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