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비판에 백기든 페이스북,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 중단

입력 2021-09-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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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앞두고 일시 중단 선언
페북 “여전히 옳은 일이라 믿어”
유튜브와 틱톡도 어린이용 버전 있어

▲페이스북 로고가 2018년 6월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행사에 전시돼 있다. 칸/로이터연합뉴스

페이스북이 13세 미만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중단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을 자회사로 둔 페이스북은 이날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의 가치에 대한 우려 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개발 작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3월 10~12세 전용 '인스타그램 키즈' 개발 계획을 밝혔다. 현재 인스타그램은 만 13세 이상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보다 어린아이들이 나이를 속이고 가입한다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페이스북은 아예 광고를 없애고 부모가 자녀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어린이 전용 인스타그램을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반대는 거셌다. 뉴욕과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44개 주 법무장관과 검사들은 페이스북에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출시 계획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고, 미국 의회의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의원들까지 나서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계획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여기에 이달 WSJ이 2019년 페이스북의 내부 문건을 확보해 회사가 2년 전부터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유해성을 인지하고도 10대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강행했다고 보도한 이후 비판 여론이 한층 고조됐다. 회사 내부 문건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힌 영국과 미국의 10대 청소년 중 각각 13%, 6%가 인스타그램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마이클 슈뢰퍼 페이스북 최고기술책임자(CTO). AP뉴시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페이스북에서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담당했던 마이크 슈뢰퍼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사임을 발표한 데 이어 미 상원 상무위원회 산하 소비자보호소위원회는 오는 30일 페이스북 책임자 등을 불러 인스타그램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결국 페이스북은 청문회 날짜가 다가오자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 중단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논란 외에도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백신 관련 가짜뉴스, 마약 등 범죄 악용 가능성, 음란물, 혐오 발언 게시물 등 여러 문제로 정치권에서부터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눈총을 받는 상황이었다.

페이스북은 여전히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입장이다. 이미 구글 계열사인 유튜브와 바이트댄스의 소셜미디어 틱톡 등 다른 대형 소셜미디어와 플랫폼들이 13세 미만 어린이용 버전이 있다는 점에서 '인스타그램 키즈' 나쁜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인 아담 모세리는 NBC방송에 출연해 "나는 여전히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버전을 구축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면서 "다만 우리는 학부모들과 연구원, 전문가들과 대화를 통해 더 좋은 방법에 대한 더 많은 합의를 이끌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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