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동성 결혼 합법화...전세계 30번째

입력 2021-09-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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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 결과 64.1%가 찬성

▲스위스 베른에서 자유주의 시민단체 오퍼레이션 리베로가 동성결혼 합법화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진행된 26일(현지시간) 동성 커플과 이성커플들이 결혼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베른AP뉴시스

스위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이로써 전 세계적으로 같은 성별 간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한 국가는 30개로 늘어나게 됐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이날 스위스에서 실시된 국민투표 결과 64.1%가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모두를 위한 결혼'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26개 모든 주(州)에서 찬성률이 과반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동성 커플도 합법적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를 입양하고 양육할 권리를 갖는 등 이성 부부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전망이다. 발효 시점은 정부가 별도의 절차를 거쳐 내년 7월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린 켈런-서터 스위스 법무장관은 이날 국민투표 결과 후 "서로를 사랑해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성별과 상관없이 결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서유럽 대부분 국가에서는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해왔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스웨덴, 핀란드 등이 동성 결혼을 허용했다. 그러나 국가의 중대한 사안을 국민투표로 결정하는 스위스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가 더디게 진행됐다고 BBC는 설명했다. 스위스는 2007년 동성 커플에 민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시민적 결합(civil partnership)은 인정했지만, 동성ㆍ이성 부부를 똑같이 대우하는 동성 결혼 합법화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앞서 스위스 의회가 지난해 12월 해당 법안을 가결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5만 명의 서명을 받아 동성 결혼 합법화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쳤다. 이후 스위스에서는 동성 결혼 합법화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격렬하게 진행돼왔다. 찬성론자들은 "동성 커플도 합법적인 부부의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반대론자들은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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