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증가 1~2주 뒤 위중증환자도 증가…방역 안정 늦어지면 방역체계 전환도 어려워
추석 연휴를 계기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단계적 일상회복’에도 비상이 걸렸다. ‘위드(with) 코로나’로 표현되는 단계적 일상회복은 전반적 방역조치 완화를 수반한다. 외부활동·모임 증가로 확진자가 불어날 수밖에 없어 위중·중증환자 감소, 가용병상 확보 등 방역 안정이 전제돼야 하는데, 최근 신규 확진자가 3000명 안팎으로 치솟으면서 정부가 방역체계 전환을 예고한 10월 말까지 방역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2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771명이다. 전날(3273명)에 이은 역대 두 번째 확진자 규모다. 수도권에서만 2000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졌고, 강원권·제주권을 제외한 전역에서 세 자릿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조차 고점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휴일 선별진료소 운영 축소에 따른 진단검사 감소 등과 검사와 검사 결과 통보 간 시차로 인해 일일 확진자는 통상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발표기준) 줄고 수요일부터 다시 는다. 이날 확진자는 이런 휴일효과가 반영된 수치로, 다음 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확진자 발생은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방대본은 “환자 급증의 가장 큰 이유는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변화한 점, 추석 전후 인구 이동량이 크게 증가해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점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추석 전후 인구 이동량(구글 소매·여가활동지표)은 4차 유행 시작 시기인 6월 말에서 7월 초 수준까지 증가해 보다 활발한 접촉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확산세를 얼마나 빨리 통제하느냐다.
먼저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의 전제로 제시한 접종 완료율 70%(성인 80%, 고령층 90%)는 조기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 인원은 1차 접종자가 31만2348명, 접종 완료자는 21만4852명 추가됐다. 1차 이상 누적 접종자는 3806만4856명, 인구 대비 접종률은 74.1%다. 접종 완료율은 45.2%로 집계됐다. 백신 수급난이 사실상 해소돼 2차 접종만 원활히 진행되면 다음 달 중순에는 인구 대비 접종률이 7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확진자 증가가 지속하면 접종률이 목표치를 달성해도 방역체계 전환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방역체계가 전환되면 대부분 영업·활동제한이 풀려 단기적으로 확진자가 불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일정 수의 병상이 확보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1~2주 뒤 위중증환자도 급증이 우려된다. 이미 중증환자 전담병상의 절반가량이 사용 중인 상황에, 위중증환자가 더 늘면 병상 부족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10월 초에는 개천절, 한글날 대체휴무를 계기로 이동량이 재차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방대본은 최소 2주간 사적모임 취소와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질병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가 의미하는 것은 예방접종률 달성과 위중증환자·사망자 감소를 전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고 일상과 방역, 경제의 균형점을 찾자는 것”이라며 “거리두기 완화로 확진자가 증가할 가능성을 안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확진자 수는 증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위중증환자 또는 사망자가 급증하지 않고 의료체계 내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발생할 때 거리두기를 단계별로 완화하는 것들을 주된 내용으로 삼고 있다”며 “어디까지 감당하면서 단계적으로 일상으로 전환할 것이냐에 대한 결정의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