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헝다그룹 디폴트 우려에 원화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약세’

입력 2021-09-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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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추석 연휴 후 첫 장날인 23일, 중국 헝다그룹의 디폴트 우려와 미 연준이 9월 FOMC의 테이퍼링 예고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이날 오전 기준 원화 국고채 10년물은 17일 대비 0.2bp(1bp = 0.01%) 떨어진 2.066%를 기록했다.

앞서 국고채 10년물은 1월 4일 1.723%로 시작해 6월 2일 2.202%를 기록 후 8월 20일 1.853%로 내렸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 8일 2.016%로 마감하며 2%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헝다 디폴트 우려는 당분간 장기채 금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장기물은 하락한 양상을 나타냈다. 미국채 10년채 금리는 6.1bp 하락한 1.3006%를, 중국 10년채 금리는 1.6bp 하락한 2.861%를 기록했다. 독일과 영국의 10년채 금리는 각각 4.4bp, 4.7bp 하락한 -0.324%, 0.799%로 마감했다.

최근 국내ㆍ외 장기채권이 약세를 나타낸 이유는 헝다그룹 디폴트가 현실이 됐을 때 중장기적인 글로벌 파급이 우려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S&P는 헝다그룹이 디폴트 위기 직전에 있다며 이날까지 차입금 362조 원에 지급해야 하는 약 1402억 원(1억1900만 달러)의 이자는 물론 향후 이자 지급 스케줄에도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 영향으로 대출 건전성 리스크에 노출된 현지 은행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또한 호주 증시에 다수가 상장된 자원 관련 주가도 급락했고 중국 철강 생산 감소 등의 여파로 철광석 가격도 낙폭이 확대됐다.

헝다그룹의 대규모 부채 등을 고려할 때 시스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중국정부가 직접 헝다에 유동성과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나 실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정부의 헝다그룹 직접 구제는 디레버리징과 부실기업 정리 의지를 강조해 온 정책방향에 배치되며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며 “다만 헝다의 상황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당국이 시스템 위험을 방지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치 않을 경우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헝다그룹의 2020년 말 기준 매출액은 5072억5000만 위안화(약 92조4513억 원)로 8년만에 7.8배 성장했다. 이 기간 헝다의 부채규모는 9.9배 증가했고 차입금 규모는 11.9배 증가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개발회사의 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3대 레드라인’ 정책을 발표하면서 헝다의 유동성 문제가 더욱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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