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G2, 유엔총회서 신경전…바이든 “인도태평양 도전 대처” vs. 시진핑 “소그룹 지양해야”

입력 2021-09-22 15:07수정 2021-09-2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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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민주주의만이 가장 좋은 도구”
북한 문제에는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추구”
시진핑, 오커스 우회적 비판…“진정한 다자주의 실천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뉴욕/AP연합뉴스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정상이 유엔 무대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이들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상대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우회적인 발언으로 정조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인도태평양지역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었지만 ‘신냉전’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료 이후 철저하게 외교를 추구하는 시대가 시작됐다”면서 “미국이 초점을 인도·태평양 같은 지역으로 옮기고 있으며 이 지역을 포함한 도전 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 국제기구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진 않았지만, 외교·안보 역량을 중국 견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민주주의만이 인류의 잠재력을 완전히 끌어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라면서 중국을 겨냥한 듯 “권위주의는 민주주의 시대의 종말을 주장하려고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맹과 우방을 옹호하는 한편 약자를 지배하려는 강대국의 시도에 반대할 것”이라며 무력에 의한 영토 변경, 경제적 강압, 허위정보 유포 등을 강대국의 악의적 행동 사례로 꼽았다.

다만 그는 “우리는 신냉전이나 경직된 블록으로 나뉜 세계를 추구하진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중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외교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으로 연설하는 모습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방영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소그룹과 제로섬 게임을 지양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국 안보 협의체)를 정상 간 회의체로 격상하고 나서 최근 ‘오커스(AUKUS·미국, 호주, 영국의 안보 파트너십)’까지 설립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것과 동시에 대중국 압박 기조를 바꿀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민주주의는 어느 나라의 전매특허가 아니라 각국 국민의 권리”라고 강조하면서 최근 미군 병력 전원 철수로 종지부를 찍은 아프간 전쟁을 염두에 둔 듯 “외부로부터의 군사 개입과 이른바 민주주의적 변혁은 해를 입힐 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상호존중과 공평 정의, 협력과 상생의 신형국제관계를 건설하고, 이익의 접점을 넓히고, 최대의 동심원을 그려야 한다”며 “우리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타국을 침략하거나 괴롭히지 않으며, 군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또 한 번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전 세계적인 위협과 도전에 함께 맞서며 인류 운명공동체를 건설하고, 더 나은 세계를 함께 건설할 수 있다는 신념을 확고히 하자”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해외에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 발전소를 신규 건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발도상국의 청정에너지와 저탄소 에너지 개발을 지원한다는 의향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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