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팔고 카카오 줍는 개미…외인은 다시 ‘바이(buy) 반도체’

입력 2021-09-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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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외국인 순매수·순매도 상위 종목 (제공=미래에셋증권)
지난달 코스피 하락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량 사들였던 개인이 이달 들어선 ‘팔자’ 행진에 나섰다. 반도체 업황 우려로 주춤했던 주가가 반등에 나서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약 8조 원 넘게 팔아치웠다. 반도체 업황 우려가 커지면서다. 8월 한 달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2.29%, 5.33% 빠졌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1, 2위인 굴지의 기업이 타격을 입자 코스피 지수도 31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반면 개미들은 반도체 하락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았다.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7조880억 원 사들이며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대부분 받아냈다.

반도체를 사이에 둔 개인과 외국인의 각축전은 이번 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개인은 보름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7510억 원 팔아치웠다. 이달 들어 주가가 소폭 반등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이번 달에는 외국인의 ‘바이(buy) 반도체’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1조2640억 원 순매수했다.

악재가 생기면 저가 매수에 나서는 개인과 강한 매도세를 보이는 외국인의 대조세는 이번 카카오 네이버 하락장에서도 유효했다. 외국인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악재로 판단하고 이달 들어 카카오를 1조 285억 원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1조3665억 원 순매수했다.

과거 20년간 개인의 수급 패턴을 살펴보면 지수 조정 구간에서는 저가 매수, 박스권 구간에서는 차익 실현하는 패턴이 반복돼 나타났다.

지난해 8~10월 조정 구간과 올해 1~3월 조정 구간에서 개인은 각각 9조7000억 원, 31조 원 순매수했다. 또한 2007년 미국 주택시장 버블 확대 시기와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하락장에서도 강한 매수세가 나타난 바 있다.

역설적으로 개인의 강력한 순매수세가 외국인의 ‘팔자’ 기조를 유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세헌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수급 주체 중 강한 매수나 매도 압력을 가진 주체가 있을 경우 다른 주체들은 자동적으로 반대 매매 주체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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