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실시하며 군사 행동에 나섰다. 다만 순항 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는 만큼 수위를 조절하며 미국 등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과 12일 신형 장거리 순항 미사일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통신은 “발사된 장거리순항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를 비행하여 1500km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면서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중점목표달성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전략무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2년간 과학적이며 믿음직한 무기체계 개발공정에 따라 추진돼왔으며 이 과정에 세부적인 부분시험들과 수십 차례의 발동기지상 분출시험, 각이한 비행시험, 조종유도시험, 전투부위력시험 등을 성과적으로 마쳤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이번이 네 번째다. 합동참모본부를 비롯한 한미 군·정보 당국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을 1월과 3월에 발사한 지대함 순항미사일(KN-27)의 개량형으로 보고 정확한 제원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를 늘린 지대지 순항미사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실시된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 8월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 당시 김여정 당 부부장은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을 계속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금 절감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북한이 기존의 ICBM이나 SLBM과 다른 새로운 핵전술 관련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그렸다”는 북한의 이날 보도가 사실이라면 비행 궤도와 경로를 바꾸면서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무기를 보유하게됐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반면 순항 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과 사거리가 미국 본토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북한이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도 북한으로서는 ‘자제’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원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무기인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져 유엔의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관련한 북한의 모든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소집 등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