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싼 매물 어디 없나” 서울 빌라 거래량 아파트 추월

입력 2021-09-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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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매매가 아파트 매매 8개월째 앞질러
“아파트값 급등으로 2030 매수 문의 늘어”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통상 아파트 거래량은 빌라보다 2배 이상 많지만, 올해 들어선 거래량 역전현상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빌라 매수에 뛰어드는 20·30세대가 갈수록 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서울지역 빌라(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거래량은 총 4만1113건으로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량(3만3846건)보다 21.5% 많았다.

주택시장에서 빌라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1월 빌라 매매 거래량(5838건)이 아파트 매매량(5798건)을 앞지른 이후 8개월 연속 '거래량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집값 상승률도 높지 않다 보니 수요자의 선호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값과 전셋값 급등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빌라로 눈을 돌리면서 매수세가 이어졌다. 투자자 역시 정부의 공공 재개발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공공 주도 재개발사업 활성화 기대감에 적극 매수에 나서고 있다.

영등포구 A공인 관계자는 “아파트값 급등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신혼부부나 20·30대 수요자들의 빌라 매입 문의가 꾸준하다”며 “재개발 초기 빌라를 매입해 아파트 입주권을 받으려는 투자 수요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 내 빌라(다세대·연립주택) 밀집지역 모습. (연합뉴스)

빌라로 눈길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면서 빌라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기준 서울 평균 빌라 매매가격은 3억4629만 원으로 지난해 12월(2억6598만 원)과 비교하면 30.2% 올랐다.

시장에서는 빌라를 찾는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빌라의 경우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올랐지만 여전히 아파트와 비교하면 저렴한 데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으로 민간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고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시세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고 환금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영끌’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재개발 투자처로 잘 알려진 무허가 건물의 경우 매수자가 주의하지 않고 구매했다간 건물값만 받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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