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해진 전셋집…서울 월세 낀 임대차 거래 '사상 최고'

입력 2021-09-12 13:50수정 2021-09-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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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임대차 계약의 39.4%
보증금 인상률 5% 제한한
새 임대차법에 '월세화 가속'
1년간 반전세 비중 7%P 늘어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지난달 반전세 등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일대 모습. (뉴시스)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지난달 반전세 등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 총 1만2567건 가운데 월세를 일부 포함한 계약은 39.4%(4954건)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35.5%·7월)보다 3.9%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시는 임대차 계약을 전세, 월세, 준월세, 준전세 등 4가지로 분류한다.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 치 이하인 임대차 거래,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인 거래,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거래로 나눈다.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흔히 반전세로 통칭하는 월세·준월세·준전세의 비중은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도입한 이후 급증했다.

새 임대차 법 시행 후 1년간(지난해 8월∼지난달) 반전세 거래 비중은 35.1%(18만5273건 중 6만5088건)로, 법 시행 전 1년간 28.1%(2019년 8월∼작년 7월·19만6374건 중 5만5215건)에 비해 7.0%P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이 비율은 1∼3월 33.7∼35.5%에서 4월 39.2%, 6월 38.4%, 지난달 39.4% 등으로 40%에 육박했다.

지역별로는 고가 전세가 몰려 있는 강남권과 중저가 전세가 많은 외곽을 가리지 않고 반전세 증가 현상이 관측됐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가 지난달 45.1%로 전월(39.1%) 대비 6.0%P 증가했고, 송파구가 33.8%에서 46.2%로 늘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강남권 다음으로는 ‘마용성’(마포·용산·강동구)에서 반전세 비중이 증가했다. 마포구는 7월 40.0%에서 8월 52.2%로 한 달 새 12.2%P 증가해 임대차 거래의 절반 이상이 반전세 거래로 나타났다. 구로구(31.6%→46.5%), 은평구(33.8%→45.1%) 등 서울 외곽 지역과 도심 지역인 중구(48.4%→47.2%)도 이 비율이 40%를 웃돌았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임대료도 함께 오르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지난달 계약 신고가 이뤄진 임대차 거래 45건 중 월세를 낀 거래가 21건(46.7%)에 달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형은 지난해 상반기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250만 원 안팎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달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350만 원(15층·27층)에 거래가 이뤄져 1년 새 월세가 100만 원가량 올랐다.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래미안1단지 59㎡형은 지난달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150만 원에 임대차 계약서를 썼다. 지난해 6월 보증금 1억4000만 원에 월세 70만 원으로 전·월세 계약을 맺은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월세가 두 배가량 뛰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새 임대차 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이 크게 줄었고,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와 내년 모두 입주 물량 감소 등 공급 위축에 따른 전세난 심화가 우려된다”며 “특히 내년 7월 임대차법 시행 2년을 기점으로 계약갱신 만료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전·월세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는 서민 주거 안정 측면에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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