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탈원전하나...차기 총리 선거에 에너지·환경정책 핵심 이슈로

입력 2021-09-09 16:30수정 2021-09-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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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원자력에 비판적인 자민당 내 대표적인 탈원전론자
기시다, 신형 소형 원자로 투자 공약
다카이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주장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 방사능 오염수 저장 탱크들이 줄지어 있다. 후쿠시마/AP뉴시스

일본에서 차기 총리를 결정지을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탈원전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유력 후보들의 원자력 발전에 대한 비전이 상반돼 그 결과에 따라 일본의 에너지·환경 정책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고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29일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는 삼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조회장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이 출사표를 던졌다.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은 10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포스트 스가’ 시대, 정책 노선 변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특히 탈원전 향방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46% 탄소 감축을 제시했다.

세 후보는 기후변화 목표 달성을 두고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사용 방안에 대해 다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고노의 반원전 노선이다. 원자력에 우호적인 자민당 내에서 드물게 반대 목소리를 고수하고 있는 대표적인 탈원전론자다.

고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후인 2011년 7월 열린 자민당 에너지정책위원회 회의에서 “방사성 폐기물을 생산하는 원전을 왜 청정에너지로 부르나”라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이듬해 원자력에 반대하는 초당파 동맹을 세우기도 했다.

고노는 8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최우선순위로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일 혹은 내년에 (원전) 가동을 중단시키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도 “원자력은 결국 수명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원전 재가동이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인정했지만 “입장이 바뀐 것인가”라는 질문에 “결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닛케이는 고노가 탈원전 이슈가 총재 선거에서 크게 주목받는 것을 피하려고 ‘줄타기’ 발언을 내놨다고 풀이했다.

고노는 신간 ‘일본을 전진시켜라(Move Japan Forward)’에서 “여당 의원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각료가 되면 된다. 권력은 의지로 일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야심을 보였다.

한편 다른 후보들은 원자력 발전에 우호적이다. 기시다는 전날 경제정책 발표 자리에서 배터리와 신형 소형 원자로에 대한 투자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기존 원전 재가동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지난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 일본 원전 산업에 신중히 접근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는 환경과 에너지 정책을 총괄 담당하는 ‘환경에너지부’를 창설하겠다고 공언했다. 재생에너지 운용 확대와 함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주장했고 화력 에너지를 태양에너지의 보완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저서에서 “태양광 패널 설치는 우천시 토양을 쓸어가는 원인이 된다”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세 후보의 환경·에너지 관련 시각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일본의 탈원전 정책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극심한 기상이변이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가 된 상황에서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중요 과제라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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