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니 쿠데타에 철광석·알루미늄 시장 흔들…중국도 이례적 ‘반대’ 표명

입력 2021-09-0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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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콩데 대통령 석방 촉구” 이례적 발표
자원 개발·일대일로 차질 우려에 따른 조처
이번 주 국제 알루미늄 가격 10년래 최고치

▲알파 콩데(왼쪽) 기니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8년 9월 1일 베이징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서부 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한 군사 쿠데타에 철광석과 알루미늄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격이 치솟자 중국도 이례적으로 군부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기니에서 벌어진 군사 쿠데타에 반대한다”며 “구속된 알파 콩데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린 모든 이해 당사자가 자제하고 기니의 근본적인 이익을 염두에 두고 대화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간 미얀마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벌어진 정권 전복 사태에 ‘내정 간섭’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던 것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반응이다.

중국이 이 같은 반응을 내놓은 것은 자원 개발과 관련이 깊다. 기니는 알루미늄 원료인 보크사이트 주산지이며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소비국인 중국의 최대 공급원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보크사이트 수입량 중 60%가 기니산이다. 기니 현지에는 중국 국영·민간 기업 14곳이 알루미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주 들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2011년 5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가격 급등 원인이 기니 쿠데타에 있다고 설명한다.

알루미늄 외에 철광석도 중국과 기니를 잇는 주요 자원이다. 기니는 세계 최대 철광석 미개발 매장지인 시만두 산맥이 위치한 곳으로, 중국은 100억 톤 이상의 철광석이 매장된 이곳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중국이 콩데 대통령의 복귀와 정세 안정을 희망하는 이유다.

군부에 의해 억류 중인 콩데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개헌을 통해 3선 연임에 성공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도 각별하다. 그간 여러 차례 회담을 통해 친분을 이어온 두 정상은 지난해 콩데 대통령 3선 확정 후 전략적 협력 파트너십을 약속하기도 했다.

또 중국은 기니의 주요 자금 대출처로, 2019년 기준 기니의 대중국 차입액은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한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에서 빌린 돈보다 많은 규모다.

닛케이는 이번 쿠데타로 투자금 회수에 지장이 생기면 자칫 시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대일로는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로, 중국은 최근 일대일로 경로를 거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원 규모를 늘리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기니의 쿠데타는 해외 이익을 보호하려는 중국 정부의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며 “소식통들은 기니 이전 정부와의 협력이 향후 군사정부와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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