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약발 아직…은행 가계대출 증가세 여전

입력 2021-09-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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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가계대출 6.2조 증가, 주담대만 5.9조 늘어
기업대출 중기·개인사업자 중심 증가, 8월 기준 역대최대폭 증가
크래프톤 등 IPO에 기업 주식발행 역대최고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하다. 신임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당국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규제약발이 먹히지 않는지, 규제효과가 아직인지 분간키 어려운 상황이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과 규제강화를 대비한 선수요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꺾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기업대출 증가폭은 8월 기준으로 역대최대치를 경신했다.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중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늘었다. 크래프톤 등 기업공개(IPO)가 이어지면서 기업 주식발행 규모도 역대최고치와 동률을 이뤘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중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6조2000억원 증가한 104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9조7000억원)과 전년동월(+11조7000억원) 증가폭과 견줘서는 크게 축소된 것이다.

(한국은행)
부문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5조9000억원 증가해 전월(+6조원) 내지 전년동월(+6조1000억원) 증가세와 비슷했다. 이중 전세자금대출은 2조8000억원 늘었다.

주택매매와 전세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된데다, 집단대출 취급이 계속된 때문이다. 실제 7월 전국 아파트 매매와 전세거래량은 각각 5만7000호와 4만1000호를 기록했다. 6월(각각 5만3000호, 4만2000호)은 물론 최근 증가추세와 엇비슷한 규모다.

기타대출은 3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7월29일부터 30일까지 이뤄진 HK이노엔 공모주 청약증거금이 8월3일 반환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HK이노엔 반환금이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7~8월 증가율 평균치는 2조원 수준. 최근 기타대출 증가폭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 아니나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는게 한은측 판단이다.

박성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7월 DSR규제가 시행됐고, 8월엔 기준금리가 인상됐다. 농협에서 가계대출을 우리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을 각각 중단한바 있으며, 시중은행에서는 신용대출을 연소득 이내 혹은 5000만원 이내로 규제했다”면서도 “규제나 금리인상 효과는 시차가 발생하는데다 대출중단은 일부은행에 그쳤다. 신용대출규제 역시 현재 내부검토중인 사안으로 시행되더라도 9월중 일부은행에 그칠 것이다. 전반적인 가계대출 강화 노력이 부분적으로는 영향을 미쳤겠지만 본격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보긴 어렵다. 또, 금리인상과 추가 규제강화를 앞둔 선수요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파급영향, 은행 가계대출 관리 노력과 주택시장 상황 변화, 가계의 투자수요 등 영향에 따라 향후 추이가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주택과 투자관련 수요에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관련 수요까지 크게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가계대출이 급격히 둔화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업대출은 7조9000억원 늘어난 104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8월 기준으로는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로써 3개월 연속 관련 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기업은 3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과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 계절적 요인이 소멸된 때문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7조5000억원, 이중 개인사업자는 3조4000억원 늘어 각각 8월 기준 역대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금융지원이 계속된 가운데 경기개선에 일부 기업들이 시설자금 투자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기업 직접금융 조달을 보면 주식발행이 6조6000억원 증가했다. 역대최대치로 늘었던 3월(+6조6000억원)과 같은 수준이다. 크래프톤이 4조3000억원, 롯데렌탈이 9000억원, HK이노엔이 6000억원 규모로 IPO에 나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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