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원 돌파한 비트코인, 엘살바도르 법정통화 채택 ‘축포’

입력 2021-09-07 15:40수정 2021-09-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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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이후 최고 수준 나타내
트위터·레딧 등서 개인투자자 축하 의미로 대량 매수 움직임
엘살바도르 정부, 비트코인 200개 추가 매입
여전히 안팎의 우려 높아

▲6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산타테클라의 한 이용원 문 앞에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엘살바도르는 7일부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다. 산타테클라/로이터연합뉴스
가상자산(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 가격이 엘살바도르의 법정통화 채택을 앞두고 6000만 원대를 돌파했다.

7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기준 우리나라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여 만에 6000만 원을 돌파한 6100만 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해외 시장도 마찬가지다.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6일(현지시간) 5만2794.90달러(약 6113만 원)까지 치솟으면서 5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름세는 중남미 국가 엘살바도르의 법정화폐 채택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위터와 레딧 등 소셜미디어 이용자 사이에서 엘살바도르 법정화폐 채택일인 7일에 맞춰 30달러어치씩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올해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로 급등했던 ‘게임스톱’ 현상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6일 트위터에 “정부가 비트코인 200개를 추가 매입했다”면서 “앞으로 더 많이 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엘살바도르는 현재 비트코인을 약 400개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금액상으로 2100만 달러 정도다.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것은 엘살바도르가 세계 최초다. 7일부터 비트코인으로 세금 결제가 가능하며, 모든 경제 주체들은 비트코인 결제를 수용해야 한다. 이를 위한 시스템도 어느 정도 채비를 마쳤다. 정부는 주민등록번호를 등록한 사용자에게 비트코인 지갑 치보(Chivo)와 함께 30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지급할 예정이다. 곳곳에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ATM이 설치됐고, 비트코인 사용법을 설명해주는 안내데스크도 마련됐다.

▲비트코인 최근 1년간 가격 추이. 6일(현지시간) 고점 5만2794.90달러. 출처 코인데스크
인구 640만 명의 엘살바도르는 1인당 국민 총소득(GNI)이 3990달러 정도인 빈국이다. 치안 악화와 빈곤을 못 견뎌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자가 140만 명에 달한다. 엘살바도르는 2001년 미국 달러화를 법정통화로 인정하면서 자체 통화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민의 약 70%가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가 없다. 이주민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자금은 엘살바도르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일반 금융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때로는 해외 송금에 10% 이상의 수수료가 붙는다. 이와 비교해 비트코인은 송금 수수료가 낮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어 더 많은 사람이 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란 게 부켈레 대통령의 설명이다.

하지만 롤러코스터 수준의 가격 변동은 리스크라는 지적이 많다. 정부나 은행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거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엘살바도르 내 여론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현지 대학인 호세시메온카냐스대학이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7.9%가 비트코인 도입에 반대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해외에서 가족으로부터 송금을 받는 사람이나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사람은 비트코인 채택에 긍정적이지만, 일반 국민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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