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호가 하루 만에 1000만 원 오르기도…“전세 시장 불안 우려”
경기 의왕시와 군포시 일대 전세 수요가 심상찮다. 의왕ㆍ군포는 지난달 30일 제3차 신규 공공택지로 지정된 곳으로 서울 지하철 1호선과 연결돼 있고 입지여건도 뛰어나 주택 실수요자 선호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 청약 희망자들이 거주 요건 충족을 위해 일찌감치 의왕·군포 전세 물건을 찾으면서 전세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의왕시 아파트 전세물건은 355건으로 일주일 전(387건)보다 8.3% 감소했다. 이 기간 의왕시 아파트 전세물건 감소율은 경기도 내 2위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경기 의왕시와 군포시, 안산시 일대 총 568만㎡에 4만1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번 3차 공공택지는 내년 지구지정을 시작해 2026년 분양을 시작한다. 해당 지역 주택 청약 우선순위를 받기 위해선 청약 지역 내 의무거주 기간을 충족하고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 또 2026년 분양이 시작되고 입주는 최소 2~3년이 더 걸리므로 장기간 해당 지역 전세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세 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세 수요가 늘면서 의왕시 아파트 전셋값도 고공행진 중이다. 의왕시 삼동 파크푸르지오 전용면적 74㎡형 전세 보증금 호가는 6억 원에 형성됐다. 5월 실거래가 4억5000만 원보다 1억5000만 원 더 올랐다. 이 단지는 총 1068가구 대단지임에도 전세 물건은 현재 단 한 건만 등록돼 있다.
또 포일동 동부새롬 전용 59㎡형은 1일 3억75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마쳤다. 이 단지는 3일 기준 전세는 물론 매매 물건도 씨가 말랐다. 인근 B공인중개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전용 59㎡형이 전세 보증금 4억 원에 올라온 게 있었는데 전날 집주인이 물건을 거둔 거로 알고 있다”며 “지금은 매물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군포시 역시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군포시 산본동 한라주공4단지 전용 59㎡형 전세 호가(집주인이 팔기 위해 부르는 가격)는 3억1000만 원으로 전날 신고가 거래액 3억 원보다 1000만 원 상승했다. 하루 만에 호가 기준으로 1000만 원 더 오른 셈이다. 금정동 주공1단지 전용 74㎡형 전세 호가는 5억5000만 원으로 직전 신고가 4억2000만 원보다 1억3000만 원 더 올랐다.
국토부는 신규 공공택지 전세 시장 불안과 관련해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은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전청약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한 다음에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해서 사업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해당 지역 주택청약을 위해 전입하려는 수요가 늘면 단기적으로 임대차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정부의 전셋값 안정을 위한 시장 모니터링이 꾸준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