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 남겨진 미국인·현지 조력자들, 분노·실망·배신감 토로

입력 2021-09-0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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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200명 미만·현지 조력자 수천 명 아프간에 남겨져
미국 “대피 지원에 마감 시한 없다…경제·외교 수단 동원”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국제공항에서 26일(현지시간) 고국을 벗어나려는 아프간인들이 공항 경비 미군에게 신원증명서를 보여주며 탈출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카불/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철군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미국인과 현지 조력자들이 두려움 속에서 복잡한 감정을 토로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7월 14일 이후 미국인 약 6000명을 포함해 총 12만3000여 명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시켰다.

당시 현지에는 탈레반의 주요 통로 검문 강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탈출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미국은 수도 카불 공항 주변의 테러 위험 등을 이유로 대피 시한을 연장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30일 밤 미군의 철수 완료 이후 현지에는 200명 미만의 미국인과 대피 자격이 있는 수천 명의 아프가니스탄 조력자들이 남겨졌다.

현지에 발이 묶인 이들은 엄청난 불안감과 공포 속에서 때때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자신을 사라라고 밝힌 미국인 통역사는 미국 정부의 지시를 받고 카불 공항으로 향해 출입구를 전전했지만 끝내 공항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뭘 믿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며 “그들은 우리를 누구에게 남겨둔 것이냐, 항상 우리를 죽이길 원했던 이들에게?”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현지에 남은 아프간인도 분노, 실망, 그리고 배신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현지에 잔류한 남은 미국인들의 대피 지원을 끝까지 완수할 것을 약속하면서 이들을 달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마감 시한 없이 미국인들의 대피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경제적 지렛대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외교적 수단을 총동원해 탈출을 원하는 모든 미국인들을 대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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