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더이상 사회주의경제 아니다..개혁진전도 3점 만점에 1.9점

입력 2021-08-2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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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동독 개혁개선형 내지 1980년대 중국 시장사회주의형 개혁 중간단계
현 경제체제 일시적 아닌 구조적, 사회주의경제로 절대 못 돌아가

(뉴시스)

북한 경제가 더 이상 사회주의 경제체제가 아니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이같은 변화는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이라는 점에서 결코 사회주의 경제체제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봤다

30일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와 임송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의 BOK 경제연구 ‘북한의 경제체제에 관한연구: 실태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대 북한의 실질적 개혁진전도는 3점 만점에 1.9점 가량을 기록했다. 가격과 소유제, 금융에 동일가중치를 부여했을때는 1.87점, 각각 4대4대2 가중치를 부여했을 경우에는 1.93점이었다.

이는 남한의 북한경제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2012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까지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또, 경제체제가 사회주의 단계면 0점, 계획개선형 개혁 단계면 1점, 시장사회주의형 개혁 단계면 2점, 체제전환 개시 단계면 3점을 부여한 것으로, 북한 경제를 1980년대 구소련 및 동독 등 계획개선형과 1980년대 중국의 시장사회주의형 개혁의 중간쯤으로 본 것이다.

(한국은행)
부문별로 보면 가격개혁은 2.38점으로 가장 높은 진전도를 보였으며, 이어 국유기업 재산권개혁(1.71점), 사적소유개혁(1.59점), 금융개혁(1.57점) 순이었다. 공식제도상으로는 가격개혁(1.98점)이 가장 높아 같았으나, 금융개혁(1.43점)이 그 뒤를 차지한 반면, 사적소유(0.78점)는 가장 낮았다. 국유기업 재산권개혁은 1.42점이었다. 다만, 실질적 개혁과 공식제도상 개혁간 격차는 점차 줄었다.

북한 경제개혁은 정치적 특수성과 경제적 보편성으로 나뉘는 특징이 있었다. 우선, 정치적 측면에서는 3대 세습이라는 여타 사회주의국가들에 전례가 없는 정치체제를 기반한 것에서 나타난 특징이다. 주민 또는 기업들의 현실 행태변화를 당국이 사후적으로 승인하는 것도 북한의 독특한 사례로 꼽혔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개혁 내용이 중국,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들과 유사했으며, 특히 자원배분이 중앙집권적 계획에서 시장 메커니즘으로 전환하고 있었다.

통상 정부, 기업, 개인으로 구분되는 3대 경제주체 외에도 지방과 기관이 추가된 5대 경제 주체로 구성된 것도 북한경제 특징으로 꼽혔다. 북한 정부는 ‘자력갱생’이란 명목하에 정부를 제외한 4대 주체에게 국민경제상 책무의 상당부분을 전가하고 있었다. 또, 시장화가 진전됨에 따라 개별 경제주체들 가운데 일명 ‘돈주’라는 신흥 부유층이 등장한 것도 특징이다. 권력층과 함께 시장화의 위계상 최상위층을 형성, 공생하면서 시장화를 견인하는 세력으로 부상했다. 이는 비교적 오랜 시간을 두고 구조적으로 형성됐다는 점에서 과거 계획경제로 회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다.

임송 부연구위원은 “북한 경제를 이행기 경제로 볼 수 있겠다. 당국이 시장경제로의 이행을 적극 추진하고 있진 않지만 결과적으로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북한당국이 공식적으로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한 시장화를 확대하고 계획경제를 일정 수준 이하로 축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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