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인은 이제 공항 못가...집으로 돌아가라”

입력 2021-08-2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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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의사·엔지니어 필요해...떠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라”
“미군, 철수시한 지켜라” 경고도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피한 여성과 아이가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의 시고넬라 미 공군 기지에 도착해 미 공군 수송기 C-17기에서 내리고 있다. 시고넬라/AP뉴시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은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현지인이 카불 공항에 가는 것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철군 시한을 절대 연장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항의 혼란이 여전히 위험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아프간 시민들의 공항 가는 길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우리는 아프간인들이 떠나도록 두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공항으로 가는 길은 이제 막혔다. 아프간인들은 이제 거기 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외국인은 되지만 아프간인이 가는 건 막고 있다”고 밝혔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더 많은 군중이 몰리면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압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아프간인들의 탈출을 부추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탈출하려는 아프간인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면서 “나라를 떠나는 대신 집으로 돌아가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는 우리의 의사, 엔지니어 등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탈레반의 공식 입장과 달리 미군과 나토군(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협조한 아프간인들을 수색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날 무자히드는 미국의 철군 시한 준수를 거듭 강조하며 “미국 주둔이 더 오래 지속되면 그에 따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동맹국들이 자국민과 동맹국에 협조한 아프간인의 안전한 대피를 보장하기 위해 기한 연장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한을 넘기면 카불 공항에서 테러가 벌어질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며 기존에 정한 31일 철수 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

미군은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된 지난 14일 이후 5만8000명의 대피를 지원했으며 최근에는 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4시간 사이에만 2만1600명이 대피했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몇 명의 인원이 대피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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