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31일’ 두고 깊어지는 고심...동맹과 탈레반에 낀 미국

입력 2021-08-2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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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약속대로 31일까지 철수해라” 통보
영국과 프랑스 등 “시한 지키기 어렵다” 압박
바이든 “연장할 수 있다”면서도 "안 하는 게 바람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미국에 철수 데드라인을 고지했다. 아직 현지에서 탈출하지 못한 시민들이 많은 탓에 미국 동맹국들은 미군 철수 속도를 늦추라고 촉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탈레반과 동맹국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2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31일까지 모든 군대를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이건 데드라인”이라며 “미군이 주둔을 연장한다는 것은 필요 없는 점령을 연장한다는 의미”라고 엄포를 놨다. 이어 “미국이나 영국이 주민 대피를 위한 추가 시간을 요구한다면 내 대답은 ‘아니오’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자국민과 피란민 수송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31일까지인 시한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지금까지 아프간에서 4만8000명을 대피시켰지만, 여전히 구조를 요청하는 인원이 남아있다.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영국은 주요 의제로 철군 시한 연장을 논할 전망이다. 이미 G7 회원국들은 미국이 철수 시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는 시한 이후에도 아프간 철수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작전을 완료하려면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 역시 “31일 이후에도 민간 차원에서 카불 공항을 운영할 수 있도록 미국과 터키 등 동맹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맹국들의 압박에 미국도 고심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프간에서 모든 미군을 철수하기 위한 마감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면서도 “탈레반이 미국인과 다른 시민들이 공항으로 안전하게 이동하게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한 연장에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리의 바람은 연장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철수 진행 상황에 대한 논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레반이 미군을 도운 통역사 가족에 사형을 선고하는 등 공포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CNN방송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아프간 특별 이민 비자 신청자뿐 아니라 생명의 위협을 받는 다른 아프간인까지 대피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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