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채권, 사상 최대 발행 전망이지만 …채무불이행 우려도 증가

입력 2021-08-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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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발행액 1800억 달러 이를 듯…채무불이행 해결법 통일 기준 부재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여객기가 활주로에 서 있다. 사진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홈페이지 캡처
올해 이슬람채권(수쿠크·Sukuk)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채무불이행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수쿠크의 발행액은 지난 2분기에 분기 기준으로 처음 500억 달러(약 59조1750억 원)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100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887억 달러) 발행액을 크게 웃돈 것이다. 수쿠크의 성장세가 계속됨에 따라 올해 발행액은 연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인 18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발행액에 따라 채무불이행 우려도 덩달아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계속되면서 수쿠크의 상환 기간 연장 및 채무 재편 요청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수쿠크의 경우 채무불이행 해결방법의 통일된 기준 마련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욱 크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국영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의 경영 위기를 통해 이 문제가 표면화하고 있다. 가루다는 코로나19 대유행과 이동 제한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5억 달러인 수쿠크 변제 기한의 3년 연장이 채권자로부터 인정돼 가까스로 채무 불이행을 회피했지만, 이 회사는 지난 6월에도 배당 지불을 연기했다.

현재 상태로서는 사법권이 다르면 수쿠크의 채무 불이행에 대한 대응도 다르다. 말레이시아에는 샤리아법에 기초한 업계 표준화를 위한 조직이 있으며, 수쿠크의 채무 불이행을 통상적인 채권과 동등한 방법으로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제도가 그 수준까지 발달되지 않았으며, 분쟁 해결은 상업적 재판 경험이 부족한 국내 종교법원에서 다뤄진다.

영국법으로 규제되고 있는 국제 수쿠크조차 불확실성은 남는다. 영국 법원은 지난 2017년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 기업 다나 가스의 7억 달러 수쿠크 채무 불이행과 관련해 수쿠크의 채무에는 법적 구속력이 있으며, 다나 가스는 보유자에게 상환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이 회사는 UAE 법원에 제소했고, 국내 이슬람 금융의 해석 변경으로 변제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법정 밖에서 미국의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의 채권 보유자와 다나 가스가 채무 재편에 합의했다.

다만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당분간 수쿠크의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수쿠크는 1990년 말레이시아에서 최초로 발행된 이후, 이슬람 세계의 안팎에서 투자자들을 계속해서 사로잡아 왔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적어도 연내 수쿠크의 성장을 전망한다. S&P는 “유가가 상승하면서 재정적자가 축소되고 있어도 걸프 제국의 일부는 자금 조달을 위해 계속 이용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류됐던 설비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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