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리스크’보다 더한 증시 변동성

입력 2021-08-2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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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NH투자증권
‘삼중고’에 빠진 코스피가 3060선까지 하락했다.테이퍼링, 반도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하락세가 잠시 주춤했지만, 북핵 리스크 때와 흡사한 조정 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어제) 코스피 지수는 3100선이 깨지며 전일 대비 61.10포인트(1.93%) 하락한 3097.83에 장을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달 6일과 비교하면 약 6%가량 급락한 것이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연내 테이퍼링과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의 대량 순매도를 촉발했고, 외국인의 매도 추세가 원화 약세를 높였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불안감도 유입됐다.

여러 악재들이 다시 서로에게 악순환을 끼치면서 코스피가 과도한 조정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다른 국가들보다 더욱 과도하다는 것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주요 신흥국 가운데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속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과하다”며 “흡사 북핵 리스크가 부각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신흥국 중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가파른 인도네시아의 경우 최근 일주일간 통화 가치 변동성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터키는 오히려 통화 가치가 2%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변동성은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모멘텀을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난 10여년간 국내 증시는 글로벌 경기 모멘텀과 연계돼 비슷한 곡선을 그려왔다.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판단하에 한국 시장을 미리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대만과 한국의 주가 수익률에서 보듯 출발은 반도체 사이클 하강 우려에서 시작했다”며 “글로벌 경기 모멘텀에 민감한 수출 중심의 한국 시장을 미리 축소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간 코스피 순이익 레벨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80조 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상승 탄력은 둔화됐지만 3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역시 2분기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기업이익의 상승이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높이고 있어서다. 하락장의 주요인이었던 반도체 업황 우려가 진정되고,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면 충분히 회복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반적인 신흥시장 이탈로 보기는 어렵다”며 “반도체 기업을 집중적으로 팔았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에 대한 외국인 매도였고, 반도체 비중 축소는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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