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의 매도 폭탄은 한국 주식시장을 달구고 있다. 외인이 얼마나 자금을 매도하냐에 따라 국내 증시 상황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들, 증권가에서도 외국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연초부터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8조736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KB증권 리서치센터 분석 결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31.5%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 초 외국인 지분율이 31% 선까지 내려간 이후 6년 만이다.
이날 미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이 가시화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대폭 주저앉았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1.10포인트(-1.93%) 내린 3097.83에 장을 마감했다. 4개월여 만에 3100선이 붕괴됐다.
전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외인이 우리나라에 피는 것은 우리나라 시장 동향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라면서 ”한국은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빨리 움직이니까 그렇게 보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내 주식시장을 혼돈에 빠뜨리는 외국인의 매도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9월 말~10월에는 외인들이 순매수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지분율 추이 ▲금융위기 전후의 외국인 누적 순매도 ▲2013년 버냉키 탠트럼 직후의 외국인 순매도 ▲하반기 미국에서 있을 이벤트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그는 “9월에는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ㆍFed) 테이퍼링이 시행될 가능성이 커 그때까지는 매도세가 이어질 가능성 크다”라며 “다만, 그 이후에는 순매수 전환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순매수로 돌아서기 전까지는 최소 5조 원 이상 금액을 팔 것으로 분석 결과를 내놨다.
테이퍼링의 여파가 지나간 이후 하반기에 대한 전망은 다소 긍정적이었다. 하 연구원은 “올해 9월 10일까지 미국 의회가 휴회한 후부터는 의회에서 추가 부양책 얘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재정 정책이 확대되면, 경기 부양이 될 수 있고, 달러가 다시 약세로 돌아서면서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다.
윤덕룡 KDI 초빙연구위원도 “미국 의회에서 막지 않는 한 정부는 하반기에도 재정 정책을 통해 정부 지출을 늘리고 미국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들의 매수세로 점쳐볼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테이퍼링이 국내 증시에 미칠 여파도 오래가지 않으리라고 봤다. 그는 “테이퍼링은 매달 풀고 있는 돈을 줄이는 것뿐이다”라면서 “여전히 통화 완화 정책은 유지하고 있는데, 그 속도를 줄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한국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통화량이 줄어들 것이다”라면서 “그렇게 되면 원화 상승 압력으로 증권 시장으로 가는 통화량이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