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아프간에 대한 금융 지원 중단…달러 부족·경제고립 심화 전망

입력 2021-08-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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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아프간 정부 인정 관련, 국제 사회 명확성 결여…SDR 접근 불가”
아프간 통화, 달러 부족에 사상 최저…물가 상승 압력에 빈곤층 타격 우려

▲지난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한 참가자가 IMF 로고 근처에 서 있다. 누사두아/로이터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에 의해 함락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금융 지원을 중단했다.

1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IMF는 이날 성명에서 “늘 그러했듯이 우리는 국제사회의 견해를 따르고 있다”며 “아프간의 정부를 인정할 것인지와 관련해 국제 사회에서 명확성이 결여돼 있기 때문에 특별인출권(SDR)을 이용한 다른 IMF 자원에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프간에 대해 곧 배분될 예정이었던 4억5000만 달러 규모의 SDR 배정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SDR은 IMF 회원국을 대상으로 위기 등에 미국 달러나 유로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영국 파운화 등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부여한 권리를 의미한다.

IMF 발표 이전에는 미국 재무부나 공화당으로부터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간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앞서 재무부 당국자는 탈레반이 IMF 자금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아프간의 달러난과 극심한 경제 고립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달러 부족 여파로 인해 자국 통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금융 정보 회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달라·아프가니 환율은 이날 달러 당 86아프가니로, 전주(달러 당 80아프가니) 대비 크게 급등했다.

아프가니의 하락은 수도 카불이 함락당한 이후 아프간의 미래에 대한 경제적 우려를 반영한다. 아프간의 취약한 경제는 그동안 미국 주도의 국제 원조에 크게 의존해 왔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아프간에서는 공공지출의 약 75%가 국제적인 무상자급 협력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 하지만 탈레반 점령 이후 이러한 원조를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 되레 미국은 탈레반을 넘어 아프간 전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 가치 하락으로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식료품이나 생활필수품 가격의 상승은 아프간 빈곤층에게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로버트 칸 글로벌 전략 담당 디렉터는 “현물 달러 부족에 관한 우려가 통화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아프간 경제는 수출보다 수입이 많기 때문에 금융제도의 현물 달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수입 품목 지불을 위한 현물 통화에 대한 접근을 확보하고, 심각한 국제수지 위기를 막는 것이 탈레반 정권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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