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진인주 바이오플라스틱협회장, “재활용에만 맞춰진 초점을 생분해로 바꿔야”

입력 2021-08-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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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진단
바이오플라스틱, 탄소발자국 최소화ㆍ순환경제 구현
미미한 시장 현황…“규제말고 해법을 내달라”

▲진인주 한국바이오플라스틱협회장이 12일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인하공업전문대학 총장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정부는 플라스틱이 나쁘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상자 밖에서 생각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진인주 한국바이오플라스틱협회장(인하공업전문대학 총장)은 12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공업전문대학 총장실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진 회장은 인하대학교 고분자공학과 교수, 한국고분자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플라스틱 연구를 꾸준히 진행했다. 2008년부터는 한국바이오플라스틱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동시에 인하공업전문대학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진 회장이 이끄는 한국바이오플라스틱협회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조사연구와 정보교류를 하는 산업부 산하 사단법인이다.

진 회장은 플라스틱을 대하는 정부 태도에 대해 “갑자기 몇 년 전부터 플라스틱을 온 인류의 공공의 적처럼 만들어 버렸다”며 “업계 사람들과 관련 잡지에서도 억울하다는 이야기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회장으로서) 일종의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플라스틱을 대체할 해법으로 꼽히고 있다. 협회가 개념화한 바이오 플라스틱은 PLA(Poly Lactic Acid)와 같이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사탕수수 추출물을 소재로 하는 바이오매스 합성수지로 나뉜다.

그는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원료는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탄소 중립과 배출 문제를 해결하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순환경제를 구현하는 바이오 플라스틱은 2050년 탄소 중립을 가려면 고려해야 할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정부가 플라스틱 재활용에만 관심을 둔다는 점이다. 재활용 가능한 PET 플라스틱은 배출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지만, 생산ㆍ소각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킨다는 문제가 있다.

▲진인주 한국바이오플라스틱협회장이 미국 네이처웍스의 생분해성 PLA(Poly Lactic Acid)인 INGEO(인지오)를 제작한 과정이 담긴 모형을 들고 있다. ‘인지오’는 옥수수로 만든 섬유로 땅에 묻으면 6개월~1년 뒤에는 썩어 없어져 환경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대안으로 꼽히는 바이오 플라스틱의 비중은 국내 플라스틱 시장에선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바이오플라스틱협회에 회원사로 가입한 바이오 플라스틱 중소기업 수도 손에 꼽힌다.

진 회장은 국내 바이오 플라스틱 현황에 대해 “우리나라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못 쓰게 하면서 생분해나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는다”며 “유럽연합과 중국이 생분해성,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을 유도하는 전 세계적인 추세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플라스틱의 대안을 내놔야 하는데 규제만 내리고 해법을 주지 않는다”며 “바이오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과는 전혀 다른 것인데 이름만 플라스틱이라고 때려잡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일반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은 연구ㆍ개발을 통해 사업 변경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중소기업들에 세금 감면 제도나 지원책이 뒷받침해 줘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진 회장은 “생분해 퇴비화 시설 등 바이오 플라스틱이 생산되고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시장이 커질 수 있다”며 “새로운 바이오 플라스틱 물질들이 생산ㆍ연구되고 있어 바이오 플라스틱이 환경과 인류에 기여할 바는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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