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베팅’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 석유 사업 매각·6.7조 칼륨 광산 프로젝트 착수

입력 2021-08-1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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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스사업 호주 우드사이드에 매각 결정
캐나다 칼륨 광산 프로젝트 투자 승인...2027년 첫 생산
칼륨, 3대 비료 성분 중 하나로 온실가스 방출도 없어
BHP "기온 1.5도 상승 시나리오서 칼륨이 시장의 승자"

▲호주 시드니 남부의 켐블라 항만 인근 BHP 공장이 2014년 7월 2일 연기를 내뿜고 있다. 시드니/AP뉴시스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가 기후변화 대응과 탈 탄소 베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석유와 가스 사업을 정리해 화석연료에서 손을 떼는 대신 향후 기후변화로 수요가 더욱 커질 칼륨 생산은 대폭 늘린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BHP는 호주 우드사이드페트롤리엄에 석유와 가스 사업을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후 BHP 주주들은 석유·가스 사업부와 합병으로 덩치가 커질 우드사이드 지분 약 48%를 보유하게 된다.

마이크 헨리 BHP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석유 자산이 우드사이드와 합쳐지면 석유와 가스 자원에 대한 전 세계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조직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BHP는 57억 달러(약 6조7000억 원) 규모의 캐나다 칼륨 광산 프로젝트 투자를 승인했다. 칼륨은 질소, 인산염과 함께 3대 비료 성분 중 하나로, BHP는 칼륨 수요가 2040년대 후반에는 지금의 두 배로 늘어 시장이 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HP가 투자한 광산 프로젝트는 2027년 첫 생산을 시작해 연간 435만 톤의 칼륨을 만들 것으로 추정된다.

BHP의 휴 맥케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구 기온 1.5도 상승 시나리오에서 바이오 연료 생산이 증가하고 산림 조성으로 토지 확보 경쟁이 심해지면 칼륨이 승자가 될 것”이라며 “다른 비료들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중 일부는 칼륨에서 발생하지 않고 있고, 특히 온실가스 방출 측면에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칼륨은 수확량을 늘리고 작물이 가뭄에 내성을 갖도록 도와 농업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 BHP는 기후변화로 수요가 늘어날 광물 채굴에 더 초점을 맞추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BP, 로열더치셸 등 유럽 대형 석유업체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자산을 처분하고 재생 에너지 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변화를 꾀한 것과 달리 미국 엑손모빌은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이사회에 압박을 가해 탈탄소 경영에 속도를 내게 됐다.

BHP는 석유 사업 매각과 함께 증시 상장 구조도 변경한다. BHP 주식은 현재 영국 런던과 호주 시드니에 이중 상장돼 있는데 매각 절차가 끝나면 런던증시 상장을 폐지하고 시드니에 집중할 계획이다. 헨리 CEO는 “단일 상장 구조가 합병과 분할, 인수 모두를 쉽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작업은 내년 7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WSJ는 “BHP는 런던 상장 폐지로 세계에서 권위 있는 지수 중 하나인 영국 FTSE100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글로벌 광산업체 자본을 조달하는 역할을 자부해온 런던거래소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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