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사라진다] 최저임금 상승에 무인편의점 하루 1.5개씩 오픈

입력 2021-08-19 05:00수정 2021-08-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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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프렌들리 CU (사진제공=BGF리테일)

편의점 업계에 무인 편의점이 대세로 떠올랐다. 최저임금 상승세로 인건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무인편의점은 하루에 1.5개씩 늘어날 정도다. 2014년 5210원이던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 내년에는 9160원으로 올라 최근 5년간 상승률은 41.6%에 달한다.

◇ 점주는 200만 원 가져가는데…알바비는 1명당 230만 원 지급

최저임금위원회가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을 9160원은 올해(8720원)보다 440원(5.1%) 높은 금액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은 191만4440원이다.

이걸로 계산이 끝난 건 아니다.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근무한 직원에 주는 주휴수당(20%)을 적용하면 점주는 직원에 시간당 최소 1만992원을 지급해야 한다. 주 40시간을 근무하게 되면 한 달에 사업자가 부담해야할 금액은 229만7328원에 달한다. 통상 편의점 1곳은 아르바이트 직원 2~3명을 고용하는 만큼 인건비 부담은 최소 460만 원이 넘는 셈이다.

인건비는 느는데 편의점 매출은 줄어드니 점주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 상반기 편의점 점포당 월 평균 매출은 5009만 원이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812만 원으로 200만 원 가량 떨어졌다. 올해도 4823만 원에 불과하다.

편의점주협의회는 편의점주 절반이 월 최저임금의 절반 수준밖에 벌지 못하고, 이중 20%는 인건비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적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점주는 평균 주 45시간 일하고 200만 원의 순익을 올렸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편의점 점주는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고 주말에는 친척들을 동원해 점포를 운영한다”면서 “인건비가 너무 들어 무인 점포로 돌려야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또다른 점주도 “근무 시간이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 대비 월 50만 원 씩 수입이 줄었다”면서 “주휴수당이라도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 각광받는 무인 편의점…1년 4개월새 4.1배 불어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아르바이트 직원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고 있어서다. 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시간당 6470원이던 최저임금이 2018년 7530원으로 16.4% 오르는 사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일자리는 4만2000개 이상 사라졌다.

무인점포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18년 업계 최초로 무인과 유인 운영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매장을 내놓은 CU는 현재 총 290여 개 점포를 운영 중이고, GS25도 6월 말 기준 430개 스마트점포가 있다. '시그니처'라고 명명한 세븐일레븐은 130개, 이마트24는 150개 등 전체 무인 편의점 수는 1000개에 달한다.

2018년 업계 처음으로 등장한 무인편의점은 지난해 2월까지만 해도 240여개에 불과했으나 1년 4개월 사이 4배 가량 불어난 셈이다. 하루에 1.5개씩 문을 열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무인 편의점 활용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해 ‘아마존고’를 벤치마킹한 점포도 속속 내놓으며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가 김포DC점으로 가정 먼저 선보였고, GS25와 CU는 각각 을지스마트점과 테크프랜들리CU 점포를 내놨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초 DT랩스토어를 선보였다.

최근 규제 샌드박스 일환으로 무인 주류 자판기가 도입되면서 아르바이트 직원이 설 곳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류 자판기 등이 도입될수록 무인 편의점 창업이나 심야 시간대에 영업을 접는 하이브리드 점포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무인편의점은 술이나 주류를 팔 수 없어 제한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무인 주류 자판기가 이런 한계를 해소해주면서 점주들이 가져가는 몫을 늘려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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