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 아파트서 오피스텔로 옮겨붙은 ‘불장’

입력 2021-08-0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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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풍선효과…오피스텔 경매·청약시장으로 수요 몰려

▲아파트값이 계속 치솟자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주거용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영향으로 오피스텔 몸값도 껑충 뛰고 있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 아파트와 빌딩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아파트값이 계속 치솟자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주거용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영향으로 오피스텔 몸값도 껑충 뛰고 있다. 오피스텔은 실거주보다 임대 수익이 목적인 투자 상품 성격이 짙지만, 최근 들어선 실거주 목적의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0.37% 상승했다. 작년 3분기 0.06% 하락한 뒤 3분기 연속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ㆍ수도권은 올 2분기 들어 0.43% 올랐다. 특히 서울지역 오피스텔은 지난 5월 매매값이 0.04% 하락한 제외하면 올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0.08% 올랐다.

강남구 삼성동 '롯데캐스 클라쎄' 전용면적 47㎡형의 현재 매매시세는 9억 원이다. 지난해 7월 거래가(6억6000만 원) 대비 2억 원 넘게 뛰었다. 마포구 도화동 '마포태영데시앙' 전용 71㎡형은 올해 3월 6억 원에 팔렸지만 지난달에는 3000만 원 오른 6억3000만 원에 손바뀌됐다. 공덕동 한 공인중개사는 "오피스텔이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덜한 편이고 가격도 낮다 보니 젊은 부부 등을 중심으로 매입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오피스텔 경매·청약시장도 불장

오피스텔 경매시장도 뜨겁다. 법원 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오피스텔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2.4%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 5월까지도 90%를 겨우 웃돌던 낙찰가율이 6월 99.8%로 오르더니 7월엔 100%를 넘어섰다. 지난달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첸시아' 전용 51㎡형은 감정가가 5억3400만 원이었지만 2억 원 이상 비싼 7억8999만 원에 팔렸다. 응찰자는 13명에 달했다. 마포구 상암동 'DMC이안 상암1단지' 전용 111.3㎡형은 7억5899만 원에 낙찰됐다. 감정가(6억6700만 원)보다 1억 원 가량 비싼 값에 새 주인을 맞은 것이다.

청약 경쟁도 치열하다.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분양한 전용 59㎡ 이상의 오피스텔 평균 청약 경쟁률은 31.82대 1에 달했다. 작년 하반기 평균 경쟁률(11.06대 1)보다 3배나 커졌다.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 신청할 수 있다. 이에 청약가점이 낮은 젊은층이 오피스텔 청약시장을 노크하고 있다는 게 분양업계 설명이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치솟는 오피스텔 가격..."아파트값 비싸니…"

오피스텔 시장이 이처럼 뜨거워진 건 아파트값 급등 영향이 크다. 아파트값이 워낙 오르다 보니 아파트를 포기하고, 주거용 오피스텔로 주택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값이 10억 원을 넘을 정도로 치솟자 대체재로 오피스텔을 매입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주거용 오피스텔도 주택 수에 포함돼 취득세 등 세금 측면에서 불리하지만 아파트보다는 규제 강도가 덜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아파트값 상승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어 아파트 대체재로 주거용 오피스텔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면서도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시세 상승률도 낮고 환금성도 떨어지기 만큼 매매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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