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건희 장충동 저택 196억에 팔렸다

입력 2021-08-04 14:00수정 2021-08-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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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원 상속세 마련 고육지책
이태원 단독주택도 매각 수순

▲고(故) 이건희 회장이 생전 소유했던 서울 중구 장충동1가 건물. 이 전 회장 유족은 지난달 이 건물을 196억 원에 매각했다. 박종화 기자. pbell@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이 회장이 소유했던 부동산 자산을 처분하고 있다. 12조 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내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 유족은 지난달 1일 서울 중구 장충동1가에 있는 이 회장 소유 건물을 196억 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이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슬하 3남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가 올해 5월 이 건물을 공동 상속받았지만 두 달 만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이번에 이 회장 유족이 처분한 건물은 대지면적 2033㎡에 연면적 901㎡짜리 한 동이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생전 머물던 집이자 이건희 회장이 소유했던 또 다른 건물과 골목 하나를 보고 마주 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2012년 설원식 전 대한방직 부인인 임희숙 씨 소유 단독주택이던 이 건물을 대한자산신탁을 통해 매입했다. 당시 이 회장이 집을 사는 데 낸 돈은 350억 원에 이른다.

삼성가는 이 회장이 와병 중이던 2015년 이 집 용도를 사무소·직업훈련소로 변경했다. 다만 실제로 사용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세무 전문가는 "집을 여러 채 가진 입장에선 한 채를 근린생활시설로 변경하면 보유세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매각 배경이나 매수자에 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오너 가족에 대한 사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재계에선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한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세로 12조 원 이상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 유족이 경영권에 직접 연관이 없는 부동산 자산을 정리하고 있는 배경이다.

이 회장 유족은 이번에 처분한 건물 맞은편 이병철 회장 고택(古宅)을 4월 CJ문화재단에 기증했다. 이 회장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갖고 있던 단독주택 역시 매수자를 찾는 등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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