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비대면 총회' 숨통 트였지만…시행은 '하세월'

입력 2021-07-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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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비대면 총회 허용에도
개정 법안 시행, 빨라야 11월
하반기 사업 일정 차질 불가피

▲서울 용산구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모습. (연합뉴스)

재건축·재개발조합의 비대면 총회(전자총회)가 허용되면서 코로나19로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정비사업장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만 개정 법안 시행 시기는 빨라야 올해 11월 이후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까지 정비사업 지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조합의 전자총회 개최를 허용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재난 상황 등으로 조합원의 직접 출석을 통한 총회 의결이 어려운 경우 전자적 방법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으로 정한 재난 상황은 자연재해와 함께 사회재난(감염병ㆍ화재 등)도 포함된다.

현행법상 총회 의결은 전체 조합원 가운데 1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한다. 조합 설립 총회나 사업시행계획서 변경 등은 조합원의 20%, 시공사 선정을 위해선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

리모델링조합과 지역주택조합 등은 2월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전자총회를 열 수 있었다. 반면 재건축·재개발조합은 주택법이 아닌 도정법 영향을 받아 전자총회를 열지 못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에선 국회와 정부에 법 개정을 계속 요구했지만 법안 심사가 해를 넘기면서 한없이 지연됐다. 결국 도정법 개정안은 24일 국회 문턱을 넘었는데, 지난해 9월 개정안이 최초 발의된 뒤 11개월가량 국회 상임위에서 멈춰서 있었던 것이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러는 사이 서울 내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한남2구역은 이달 30일 사업시행 변경인가를 위한 총회 개최를 강행할 예정이다. 한남2구역은 지난 16일 총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한 차례 연기했다. 이 때문에 9월까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고 내년 1월까지 시공사를 선정하는 계획도 일부 수정해야할 상황이다.

한남2구역 관계자는 “앞서 조합장이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서면 동의 등을 인정해 달라는 내용을 국회와 구청 등 관계기관에 발송했는데 수용되지 않았다”며 “법안 처리가 빨리됐다면 사업 일정 차질을 걱정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조합은 다음 달 말 정비기반시설 업체 재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최 여부는 알 수 없다. 조합 관계자는 “비대면 총회는 아직 열 수 없어서 거리두기 단계 완화만 기다려야 한다”며 “업체 선정이 지연되면 그만큼 사업 기간이 늘어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재건축·재개발 조합 전자총회는 이르면 연말에나 열 수 있다. 도정법 개정안 부칙에는 ‘법안 공포 후 3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 또 법 시행 이후 총회를 소집하는 때에만 전자총회를 허용하므로 실제 비대면 총회 개최는 빨라야 11월 이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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