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국ㆍ독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갈등 해소...러시아 견제 협력

입력 2021-07-2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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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시까지 러시아 추가 제재 중단하기로
독일과 러시아 잇는 110억 달러 규모 천연가스관 사업
러시아가 에너지 무기화할 경우 조처하기로 합의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EPA연합뉴스
미국과 독일이 천연가스관 사업과 관련한 갈등을 해소했다. 그동안 미국은 가스관 사업을 진행하는 러시아를 제재하면서 사업에 제동을 걸어 독일과 대립했지만, 이번 합의로 가스관 완공까지 추가 제재를 하지 않기로 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독 양국은 이날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노르트스트림-2 사업 완공을 위해 협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업은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764마일(약 1230km) 길이의 천연가스관 건설 작업으로, 사업비만 110억 달러(약 12조6500억 원)에 달한다. 지난달 기준 완공까지 62마일만 남은 상태다.

미국은 가스관 사업이 완공되면 유럽 에너지 부문의 러시아 의존도가 높아질 것을 우려, 줄곧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후 사업에 가담한 러시아 업체와 최고경영자(CEO)에 제재를 가하기도 했지만, 독일 정부가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미·러 정상회담을 앞둔 5월 미국 정부가 러시아 업체와 CEO에 부과했던 제재를 철회하기로 하면서 이 사업을 둘러싼 갈등도 완화했고 이번 공동 성명을 통해 모든 문제는 일단락됐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러시아와의 에너지 사업에 관해 독일과 미국이 다시 한번 상호 목표와 신념을 공유했다”며 “노르트스트림-2 이슈에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미국과 독일은 사업 완공에 협력하는 대신 여러 조건도 추가하기로 합의했다. 우선 러시아가 향후 가스관을 통해 발생하는 에너지를 무기화하거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면 국가 차원에서 조처하기로 동의했다. 우크라이나 청정에너지 개발을 위한 10억 달러 규모의 그린 펀드도 별도로 조성하기로 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사용한다면 러시아의 유럽 수출을 제한하는 것을 포함해 여러 효과적인 조치를 독일에 촉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의는 지난주 워싱턴D.C.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발 빠르게 진행됐다. 미 의회는 여야 모두 반발하고 나섰다.

존 바라소 공화당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에 새로운 지정학적 무기를 줬다”고 비난했고 벤 카딘 민주당 상원의원은 “러시아가 가스관을 완공하도록 허용한 것은 정부의 실수”라고 지적했다.

미 외교위원회의 스티븐 세스타노비치 선임 연구원은 CNBC방송에 “가스관 사업이 진행된 몇 년 동안 에너지 시장이 바뀌었고 이젠 러시아가 석유를 빌미로 유럽을 인질로 잡는 게 더 어려워졌다”며 “러시아가 이번 사업으로 힘을 크게 불리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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