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미·중 디지털 화폐 다툼의 장으로

입력 2021-07-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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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의원들, 자국 선수 디지털 위안화 사용 금지 촉구
중국, 올림픽 기간 관광객에 사용 권장 방침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달 16일 한 관광객이 디지털 위안화로 상품을 결제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내년 2월 열릴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디지털 화폐 다툼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회까지 6개월 넘게 남은 시점에서 중국은 올림픽을 디지털 위안화 활용 기회로 삼으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조처를 준비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샤 블랙번 의원을 비롯한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선수들의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금지하라고 미국올림픽위원회에 촉구했다.

의원들은 성명에서 “올림픽 선수들은 중국 당국이 시민과 방문객을 전례 없는 규모로 감시하는데 디지털 위안화가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디지털 지갑을 스마트폰에 보관하고 귀국 후에나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상원의원들은 이 같은 내용을 수잔 리온 미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30일 이내에 답변할 것을 요청했다.

중국은 올림픽 개막을 1년여 앞둔 지난해 12월부터 디지털 위안화 사용 테스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쑤저우에서 2000만 위안(약 35억 원) 규모로 시작된 테스트는 선전과 베이징, 청두, 하이난 등으로 사용 지역을 넓혀갔다. 지난달에는 베이징에서 두 번째 테스트에 착수 시민들에게 총 4000만 위안 상당의 디지털 위안화를 제공했다. 특히 중국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민간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하는 대신 정부 차원의 디지털 화폐 개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리보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디지털 위안화 사용 테스트 규모를 앞으로도 키울 것”이라며 “내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외국인 관광객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디지털 위안화가 달러 지위에 도전할 우려가 있는 것은 물론 중국 정부의 시민 개인정보 갈취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 정부는 해당 화폐가 주로 소매 거래에서 사용되며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하기 위해 마련한 수단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인민은행이 지난주 발행한 백서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2080만 명이 넘는 개인이 디지털 지갑을 개설했다”며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 관련 중국 정부의 계획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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