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이색 이력...낮엔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오후엔 이스라엘 대표팀 투수

입력 2021-07-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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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경제학 전공자 에릭 브라드코위츠
대학 마지막 경기 관람한 이스라엘 대표팀 감독 권유
이스라엘 시민권 따고 독립리그행...새벽엔 증권 업무
이스라엘, 한국과의 1차전 상대

▲예일대 시절의 에릭 브라드코위츠(가운데). 출처 브라드코위츠 페이스북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선수들의 이색 이력이 눈에 띈다. 경찰관이 사격 선수로 출전하는가 하면 초등학교 교사가 양궁 선수로 나서기도 한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다양한 이력을 가진 선수들이 모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중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의 야구 대표팀 도전기를 19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주인공 에릭 브라드코위츠는 예일대 재학 시절 학교를 대표하는 야구 선수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벽은 높았고, 경제학 전공을 살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랬던 그가 미국도 아닌 이스라엘 야구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것은 그가 예일대 시절 마지막 등판한 경기를 에릭 홀츠 이스라엘 야구 대표팀 감독이 관람하면서다. 당시 홀츠 감독은 자기 아들이 속한 컬럼비아대 경기를 보러 갔다가 상대편인 브라드코위츠를 발견한다. 브라드코위츠라는 성씨에서 유대인임을 알아차린 홀츠 감독은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드코위츠에게 이스라엘 대표팀에 승선할 것을 제안한다.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던 브라드코위츠는 팀에 합류하기 위해 이스라엘 시민권부터 땄고 이후 본격적으로 올림픽 예선에 합류했다. 골드만삭스의 유동적인 업무 환경 덕분에 애널리스트 업무는 저녁과 새벽 시간으로 미룰 수 있었다.

아프리카·유럽 예선을 통과한 이스라엘은 마침내 6개국에만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면서 올림픽은 1년 연기됐고, 소속팀이 없던 브라드코위츠는 골드만삭스 뉴욕 본사로 복귀하는 대신 독립리그행을 택하고 아이다호로 이사했다. 낮에는 독립리그 경기를 뛰고 퇴근 후부터 새벽 5시 30분까지 애널리스트 업무를 병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브라드코위츠는 “예일대에서의 마지막 경기 후 내 야구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증권사 업무 병행은) 시간 관리 측면에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한국과 1차전을 앞두고 있다. 메이저리그 출신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이번 대회 복병으로 꼽힌다. 한국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스라엘에 패해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맛본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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