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중고차 가격, 미국 인플레 부추겨

입력 2021-07-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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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란에 중고차 시장 들썩
기아 텔루라이드 등 신차 정가보다보다 비싼 경우도
6월 중고차 가격 10.5%↑…“상승 추세 당분간 이어질 듯”

▲2020년 1월 이후 미국 자동차 평균 판매가 변동폭 추이. 단위 %. 파란색: 중고차/노란색: 신차.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전 세계적인 반도체 대란이 미국 중고차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고차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압박도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근 수개월 동안 치솟던 중고차 가격이 이제는 ‘경제적 법칙’까지 무시하고 있다. 중고차 가격이 감가상각을 거스르고 원가만큼의 가치를 인정받는가 하면, 기아 텔루라이드와 도요타 툰드라 등 일부 인기 중고 차량은 신차 정가보다 수천 달러 더 비싸게 팔려 나가고 있다고 WSJ는 소개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차·중고 트럭의 가격은 10.5%나 급등해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반적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주행거리가 적거나 지난 1~2년 사이에 구매한 차량의 경우에는 신차와의 가격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미국 시장 조사 전문기관 JD파워는 1년 된 중고차의 평균 가격과 신차 가격의 격차는 통상적인 5000달러(약 570만 원) 이상 수준에서 지난달 80달러 수준으로 대폭 좁아졌다고 밝혔다.

10만 마일(약 16만 km) 이상 주행한 차량을 포함한 구형 모델도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 유명 자동차 정보 사이트 에드먼즈닷컴은 10만~11만 마일 사이의 중고차 판매가격이 1년 전 1만2626달러에서 지난달 1만6489달러로 급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최근 중고차 가격의 급등은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자동차 업계의 혼란에 따른 것이다. 자동차·트럭에 대한 수요가 사상 최고치에 가까울 만큼 치솟았지만,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업계는 생산 차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전시장에서 원하는 차를 살 수 없었던 구매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몰려들게 된 것이다.

이러한 가격 상승 추세가 단기간에 누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타이슨 조미 JD파워 자동차 부문 애널리스트는 “가격이 내려가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자동차 제조사들이 연말까지 공장을 100% 풀가동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차량 가격이 너무 빠르게 올라 정상화하기까지는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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