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국기업 겨눈 칼로 미 증시 흔드나…2300조 중국 ADR 시장 ‘흔들’

입력 2021-07-1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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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400여개...시총은 2조달러
시장서 존재감 커진 만큼 중국 규제가 미국증시에도 타격
홍콩증시에는 호재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자국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 같은 조치가 궁극적으로 미국 증시를 흔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최근 발표한 해외 증시에 상장한 자국 기업에 대한 관련한 규정이 중국 기업은 물론 미국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일 자국 기업이 해외 상장을 추진하려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의 사이버 안보 심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중국 최대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이 당국의 상장 연기 요구에도 지난달 말 뉴욕증시를 강행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여파에 주요 미국 상장 중국 기업의 미국예탁증권(ADR)으로 구성된 'S&P/BNY 멜론 차이나 셀렉트 지수'는 최근 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에 칼을 겨눈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시장 전반에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폴 길리스 베이징대학 광화경영대학교수는 "규제 신설과 CAC의 권한 강화에 5~10년 후엔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다수 기업은 지난 20년간 우호적인 양국 규제 분위기 속에서 글로벌 자본이 모이는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현재 약 400개 중국 기업이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했으며,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약 2300조 원)에 달한다.

존재감이 커지면서 이들이 받는 영향 또한 시장에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상장 기업뿐만 아니다. 미국 증시에 상장 예정인 중국기업에 투자했던 미국 투자자들은 언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기업 IPO 주간사를 맡으면서 수수료를 챙겨왔던 월가 투자은행(IB)에도 중국의 규제 강화는 ‘날벼락’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빨강)와 S&P/BNY멜론 차이나 셀렉트 ADR 지수(검정) 상승률 추이. 출처 블룸버그

중국 당국이 해외 증시 IPO에 대한 규제 강화로 방침을 정한 만큼, 이제 변동지분실체(VIE)에 대한 정책을 중국이 어떻게 정립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중국 IT 기업들은 그간 VIE라는 별도 법인을 만들고, 이를 해외에 설립한 지주회사가 지배하는 방식을 사용해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이는 2000년 검색포털 시나닷컴이 뉴욕증시에 상장할 때 처음 사용한 방식으로 이후 알리바바로 인해 유명해졌다. 현재 디디추싱을 포함,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40%가 이 방식을 사용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업이 해외 상장을 폐지하거나, 당국의 입맛대로 사업구조를 전환해 재상장하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고, 절차가 복잡한 탓에 실질적으로 중국 당국이 그러한 철퇴를 내릴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중국의 규제 강화가 홍콩 증시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홍콩에 상장할 경우 해외 IPO에 적용되는 사이버 안보 심사 의무를 면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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