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높은 선진국도 다시 확진자 급증…영국, 코로나19 뇌관 되나

입력 2021-07-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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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리 "백신만으로는 델타 변이 문제 해결 못해"
미국, 1월 이후 첫 전국 증가세…지방정부, 마스크 착용 권고
영국, 보건장관 감염에도 19일 '자유의 날' 강행
존슨 총리 등 각료들 자가격리 위기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이 6월 30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 10가 총리 관저를 떠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런던/AP뉴시스
백신 접종률이 낮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는 물론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미국과 이스라엘 등 선진국에서도 델타 변이 확산으로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는 전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1118명을 기록했다. 이스라엘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은 것은 약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신규 확진자 수는 한 자릿수에 불과했었다. 이스라엘에서는 현재 전체 인구의 56%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이스라엘은 빠른 접종 성과를 바탕으로 한때 실내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했다가 최근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화이자 백신의 델타 변이에 대한 예방효능이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약하다”며 “백신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달 4일 독립기념일에 코로나19로부터 ‘사실상’ 독립을 선언했던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월 초 겨울철 대확산 이후 처음으로 50개 주(州)와 수도 워싱턴D.C.에서 모두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존슨홉킨스 대학에 따르면 전날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7만9310명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7일 평균(2만6448명)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와 샌타클래라와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새크라멘토, 네바다주의 라스베이거스 등 여러 지방정부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나섰다.

▲영국 런던의 한 클럽에서 16일(현지시간) 직원이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에 따른 재개장 준비를 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19일을 기점으로 방역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자유의 날(Freedom day)’을 강행하기로 해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전 세계 과학자 1200여 명은 전날 ‘이머전시 인터내셔널 서밋’을 열어 “영국 정부의 ‘자유의 날’에 대한 결정이 비과학적이고 비윤리적”이라며 “영국의 정책이 유럽을 넘어 전 세계를 위험을 빠뜨릴 수 있다”고 성토했다.

이들 과학자는 “현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규제를 해제하는 것은 집단면역 형성에 있어서 ‘치명적인 ’정책”이라며 “방역 해제를 긴급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7일 약 5만5000명에 달했다. 이는 브라질, 인도네시아와 함께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이 이날 신속검사에 이어 2차 PCR 검사에서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아 우려가 한껏 고조됐다. 자비드 장관은 2차까지 백신을 모두 접종했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보건장관의 코로나19 확진으로 그와 접촉했던 보리스 존슨 총리를 비롯해 주요 각료들이 대거 자가 격리에 들어가게 될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영국 하원 보건·사회복지위원회 제러미 헌트 위원장은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9월 학교 개학 후에도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면 방역 규제를 다시 도입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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