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훅에 맞은 파키아오…집권당 대표 박탈

입력 2021-07-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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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 투표서 현 에너지장관에 밀려
남중국해 대응 관련 정부 비판하며 대통령에 맞서
두테르테 투표 후 "우리 당은 강하다" 소감

▲매니 파키아오(오른쪽)가 2019년 7월 2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키스 서먼과의 시합에 나서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던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가 결국 무릎을 꿇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키아오 상원의원은 집권당 PDP라반의 대표직을 박탈당했다. 후임으로 알폰소 쿠시 에너지장관이 자리했다.

지난해 12월 집권당 대표직에 올랐던 파키아오 의원은 약 반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DPD라반 측은 기존 당을 이끌던 임원들이 2년의 임기를 채웠기 때문에 전체 투표를 통해 교체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파키아오 대표까지 자리에서 밀어냈다.

PDP라반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의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일은 대통령과 파키아오 간 다툼의 결말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파키아오는 그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다. 마약과의 전쟁 당시 정부의 사형제 도입에 찬성했으며 한때 두테르테 대통령으로부터 차기 대통령감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달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중국 정부의 압박에 필리핀 정부가 안일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관계는 틀어졌다. 이후에도 파키아오는 정권의 부패를 지적하며 대립각을 세웠지만, 결국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선거 결과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우리 당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당원들에게 “임기가 끝날 때까지 당을 더 통합하는 데 단합할 것”을 당부했다.

파키아오는 성명을 통해 “당은 델타 변이 확산을 막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만 밝히고 추가적인 입장은 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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